매일신문

"같은 건물 확진자, 괜찮나요?"…방역대책 불안 증폭

질본, 세부 소독지침 없어…건물 폐쇄 등 회사 몫으로

3일 경북대병원 주차장 입구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장병들이 자동 소독기를 설치해 출입 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을 펼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3일 경북대병원 주차장 입구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장병들이 자동 소독기를 설치해 출입 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을 펼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불안함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같은 건물에서 확진자가 발생해도 방역과 관련한 세부 대책이 불명확한 탓이다. 일부 직장인은 사측의 방역 대처를 놓고 승강이를 벌이는가 하면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등 코로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대구의 한 대형마트 직원 A(47) 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직장 상사와 크게 다퉜다. 지난 3일 오후 8시 30분쯤 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았음에도 사측의 조치는 자체 소독뿐이었다는 게 A씨의 불만이다. 평소처럼 다음 날 오전 7시에 출근하라는 지시에 B씨가 "대처가 너무 안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회사 측은 '확진자가 확진 판정 이전부터 자가격리 중이었으니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진자·밀접접촉자 발생 시설 소독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기엔 시설 폐쇄 범위, 기간 등 세부사항은 따로 없다. 때문에 확진자 발생 시 방역이 의무일뿐 건물 전체를 폐쇄할지, 일부만 방역할지 등 세부 대책은 회사의 몫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1시쯤 점심을 해결하고온 문경시청 직원들이 시청에 들어가기 위해 대인소독기 앞에서 줄을 서 있다. 고도현 기자
지난달 24일 오후 1시쯤 점심을 해결하고온 문경시청 직원들이 시청에 들어가기 위해 대인소독기 앞에서 줄을 서 있다. 고도현 기자

직장인 B(29) 씨 역시 지난 4일 회사 건물 내 인근 사무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함에 떨고 있다. 회사가 정상근무를 하겠다고 발표한 탓이다. 확진자가 10일 이상 자가격리 중이었고 얼마 전 건물 전체를 방역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B씨는 "건물이 크지도 않고 확진자도 바로 위층에서 근무, 평소에도 엘리베이터, 화장실을 공유했기 때문에 안심이 안 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상담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26일간 398건에 불과했던 대구지역 코로나19 전화상담은 지난달 27일부터는 폭발적으로 늘어 하루 평균 800건을 넘어섰다.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감염 위험이 낮거나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라도 개인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다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지속적으로 불안함을 느낀다면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이 도움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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