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맞아 활기 차고 들썩여야 할 경산 대학가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5일 오후 영남대 앞 주변 상가와 원룸촌은 봄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황량했다. 대다수 상가는 휴업 안내문만 붙여 놓은 채 문이 잠긴 상태였다.
행인들도 드문드문 만날 수 있었다. 식재료가 가득 찬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 가던 주민 A(27) 씨는 "코로나 19 때문에 식재료 사러 며칠 만에 집 밖에 나왔다"며 "일주일치 장을 봐서 당분간 또 외출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영남대 정문 맞은편 마트 주인(42)은 "지난주부터 육류, 야채 등 1차식품류 판매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매출은 예년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학생 대부분이 학교로 돌아오지 않아 전체 손님 수가 줄었고, 마트 방문 손님도 생필품만 사 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우리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며 "인근 상가 3분의2 이상이 장사가 안 되거나 감염이 겁나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영업 중인 상가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식당 주인 B(60) 씨는 의자에 앉아 울리지 않은 전화기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매출이 70~80% 급감했다는 그는 "2주 전부터 배달만 하고 있지만 주문량이 너무 적어 적자를 보며 장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매출 감소를 고려해 음식재료 손질을 평소보다 적게 하지만 그마저도 다 쓰지 못해 버린 적이 많다"며 "문을 닫으면 나중에 손님들이 찾지 않게 되고, 혹시나 확진자가 다녀간 가게라고 오해할까 봐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신학기에 어느 곳보다 바빠지는 원룸업계도 개점 휴업 상태다. 영남대 정문 맞은편 원룸 중개업소들은 입주계약을 하고도 입주를 하지 않거나 계약을 파기하고 본가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사람도 나가는 판국에 새로운 입주자를 받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있다고 한다.
원룸을 운영하는 C(42) 씨는 "2월에 계약한 입주자가 작년 대비 60~70% 정도 줄어들었다"면서 "통상 2월 말이면 학교 근처의 위치 좋은 방은 공실이 없어야 하는데 지금은 공실이 많다"고 했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접촉을 꺼려 형광등, 수도꼭지가 고장나도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타인이 방 안에 들어오는 게 찝찝하다며 방 소독을 거부한 세입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대학가 주변 상인들은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대학가가 예전 모습을 되찾야 할 텐데 언제 그날이 올지 몰라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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