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아동발달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자폐성 장애아들이 있는 가정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상이 깨진 게 자신의 탓이라 여기는 자폐성 장애아들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다 정부가 내놓은 긴급돌봄서비스도 받기 힘들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딸(10)을 키우는 A(42·대구 수성구) 씨는 3주째 외출을 삼가고 있다. 딸이 다니던 아동발달센터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문을 닫은 뒤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이다. 평상시라면 A씨의 딸은 학교에 갔다가 방과 후에는 아동발달센터에 들러 언어·인지·특수체육 프로그램을 받아야 했다.
A씨는 "딸이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해서 집 밖으로 못 나가는 줄 알고 울면서 잘못했다고 하는데 가슴이 미어졌다"며 "이제는 조금 시간이 지나 이해를 하는데 '언제까지 아동발달센터에 못 간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했다.
다니던 직장에 휴가를 내고 딸을 돌보고 있는 A씨는 다가올 출근도 걱정이다. 정부가 내놓은 긴급돌봄서비스도 자폐성 장애아에게는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육 개념의 서비스인 긴급돌봄서비스는 보육에 더해 발달을 위한 치료가 필요한 자폐성 장애아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탓이다.
대구시교육청이 휴업 중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놓은 'e학습터'도 자폐성 장애아를 위한 콘텐츠는 아니다.
A씨는 "큰 기대를 하고 e학습터에 접속했지만 딸이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며 "요리놀이처럼 집에서 할 수 있는 교육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했다.

A씨의 딸이 다니는 아동발달센터 대표는 "학령기 자폐성 아이들은 하루하루가 결정적인 순간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중요한 날들이 의미 없이 지나가 버리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전은애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회장은 "자폐성 장애아를 위한 자극의 연속성이 중단돼 매우 걱정된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폐성 장애 등 발달장애인을 둔 가정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기반이 꼭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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