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박근혜 옥중 서신, TK 공천 뒤흔들까?

박 전 대통령 편지 두고 설왕설래…자유공화당 지분 요구 가능성
통합당 무소속 출마 봉쇄 효과…"큰 영향 없을 것" 전망도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미래통합당 대구경북(TK) 공천에 미칠 영향을 두고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4일 자필 메시지로 보수 단일 대오를 주문했고, 통합당은 즉각 "부응하겠다"고 화답했다. 태극기 부대를 이끌고 있는 조원진·김문수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는 통합당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자유공화당 세력 일부를 공천하라는 얘기다.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없는 자유공화당은 텃밭인 TK에서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통합당 공천관리위는 TK에 대해 혁신·쇄신 공천을 통해 대미를 장식한다는 전략으로 지금까지 자유공화당 측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장 대구 달서병의 조원진 대표의 거취도 관심이다. 김문수 대표는 대구에서 출마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극기 부대에 우호적인 통합당 일부 예비후보들도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통합당 공관위가 TK 공천에 더 신중을 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TK 공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강하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개한 유영하 변호사가 5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메시지를 자신의 입지를 늘리기 위한 기회로 삼으면 바로 심판받을 것이다. 보수의 모든 세력이 애국심을 갖고 조건 없이 거대야당에 힘을 합치라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자유공화당이 전날 통합당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대통령의 뜻을 왜곡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지역 한 예비후보는 "유 변호사의 언급은 자유공화당 측에 청천벽력과 같은 얘기이고,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에게 완전히 힘을 실어준 모양새"라고 해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로 인해 무소속 바람도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TK 일부 의원들이 공천 배제되면 '통합당 복당'을 내걸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보수 단일 대오를 주문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고, 공천 후유증도 최소화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통합당 공천에 영향을 미치려고 메시지를 내지는 않은 것 같다"며 "통합당의 TK 공천에도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