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란이 그칠 줄을 모른다. 감염 위험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하고 바깥 외출을 자제하라고 독려하면서 수백 명의 시민들을 매일같이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약국 앞에 줄을 세우는 이 촌극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그뿐만 아니다. 감염 환자를 돌보고 치료하는 일선 의료진들도 마스크와 방호복 부족을 호소해온 지 오래이다.
방호복을 입고 일을 시작하면 2시간마다 교대하며 쉬는 게 규칙인데, 길게는 8시간 동안 휴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방호복을 찾아 다른 병동을 헤매는가 하면, 디지털체온계가 모자라 액화체온계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와 체온계 등 치료에 필요한 물품들이 다 부족하다고 한다. 환자들로 꽉 찬 격리 병동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의 행렬이 장사진을 이룬 지가, 방호복이 부족하다는 의료진의 호소가 나온 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시민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의료진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모두가 이 기막힌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자 세계 굴지의 의료 선진국에서 벌이지고 있는 일들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마스크 수급 문제를 공식 논의한 지 한 달이 되도록 우왕좌왕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대응을 거듭하던 정부는 이제사 배급제에 버금가는 공평 분배 방침을 밝혔다. 대구지역 코로나 거점병원의 방호물품은 여전히 태부족이라고 한다. 감염 환자를 직접 치료해야 하는 의료진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말경 대구의료원을 방문했을 때 유완식 의료원장은 "의료물품이 언제 동날지 모른다"고 했다. "얼마나 필요한지 묻지 말고 무조건 주시면 아껴 쓰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아진 게 무엇인가. 전염병 대란에 휩싸인 대구 시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국가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서로 보살피고 계신 시민들 소식에 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는 대통령의 선문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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