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서 생활비를 벌며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생활이 불안해지고 있다.
아르바이트가 끊기게 되면서 생활비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 도서관도 문을 닫아 공부할 장소도 없어져서다. 이 같은 취업준비생의 눈물겨운 생존기를 강은영(가명·29) 씨를 통해 살펴봤다.
집에서 독립한 지 5년째인 취업준비생인 강 씨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 직접 집세와 통신비, 교통비 등을 감당하며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지난달 25일부터 일하던 대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 횟수를 줄이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가게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강 씨는 다른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채용 공고조차 거의 사라졌다.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횟수가 주 4회에서 주 2회로 줄면서 생활비에 차질이 생긴 강 씨는 식비와 교통비부터 줄여보기로 했다. 할인 품목이 많은 제품을 구매하고자 마트를 문 닫기 직전에 방문했다. 하지만 떨이 제품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대신 라면이나 990원짜리 3분 카레·짜장 등을 잔뜩 샀다. 며칠 전부터 강 씨는 파도 직접 키우기 시작했다. 강 씨는 "사소한 거지만 식비를 아껴보려 발버둥치는 나를 보면 우습기도 하다"고 했다.
교통비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걷기로 아낀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와 아르바이트 가게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요즘은 버스를 타는 것도 위험하니 걷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에서다.
생활비가 부족하다 보니 마스크나 손소독제 구매도 어렵다.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마스크 쓸 일을 만들지 않거나 아르바이트를 갈 때 착용하던 마스크를 이틀 동안 사용하고 있다. 손소독제는 아르바이트 가게에 비치된 것을 사용한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탓에 공부마저 잘되지 않는다. 도서관도 문을 닫아 있을 곳은 좁은 집뿐이지만 집중하기가 어렵다. 카페라도 가고 싶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는 형편에 커피값을 지출할 여유도 없다"고 강 씨는 하소연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집중해야 하지만 9급 공무원 연기 소식은 강 씨를 더 무기력하게 만든다.
강 씨는 "도서관이나 스터디를 갈 때는 사람들이라도 만나니까 힘들지만 수험생활을 버틸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 되는 게 많다 보니 마음 둘 곳도 없고 우울감만 더 커진다"며 "나이도 적잖아 어서 빨리 시험에 합격해야 해 매일 밤 마음을 굳게 먹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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