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에게는 유감이 없다는 것을 밝히면서 그의 영화들 제목을 따와 이 나라가 처한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게 되지 싶다. '기생충'보다 못한 취급을 받은 국민, '괴물'이 된 문재인 정권을 보며 '탄핵(살인)의 추억'을 떠올리다.
외환 위기를 다룬 영화 '국가부도의 날',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처럼 코로나 대재앙 역시 언젠가 영화로 만들어질지 모를 일이다. 전염병을 다룬 영화로 '컨테이젼' '감기'가 있지만 코로나 사태 와중에 영화보다 더 기가 막히고 참담한 일들이 벌어진 탓에 후일 영화 '코로나'가 개봉될 개연성이 높다.
영화 '코로나'가 만들어지면 두 신(scene)은 꼭 들어갈 게 틀림없다. 하나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오찬을 하며 파안대소하는 모습과 코로나로 환자가 사망하는 모습이 교차하는 장면이다. 다른 하나는 마스크를 구하려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의 행렬, 그 속에서 분통을 터뜨리는 목소리들을 담은 장면이다.
코로나 대재앙을 불러온 지도자들의 어리석고 잘못된 판단, 책임 회피,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언행들도 영화에 담길 것이다.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아 재앙을 불러온 대통령,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긴 장관, 특정지역 봉쇄를 들먹인 국회의원, 코로나로 절망에 빠진 지역의 자치단체장들을 공격한 '어용' 작가, "너희가 선거를 잘못해서 겪는 것"이라는 '문프' 지지 작가도 영화에 나올 것이다. 집단 감염 사태를 불러온 특정 종교와 그 수장도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영화 '코로나'의 조연이나 단역에 불과할 뿐이다. 주인공은 따로 있다.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사와 간호사, 혼신을 바쳐 일하는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물심양면으로 코로나 극복에 성원을 보낸 사람들, 자발적 자가 격리 등 예방 수칙을 지키며 확산을 막아낸 국민이 주인공이다. '컨테이젼'과 '감기' 두 영화는 치료제 발견을 통한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다.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이 괴롭고 참담하지만 두 영화처럼 하루빨리 해피엔딩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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