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전국에 숨어있던 신천지 교회 위장 단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대학가에도 전도를 목적으로 하는 '신천지 위장 동아리'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동헌 대구이단상담소 소장에 따르면 대구경북 대학가에 퍼져 있는 신천지 위장동아리는 경북대 강연 동아리 'MARKER', 영남대 봉사 동아리 '청춘화담', 계명대 캘리그래피 동아리 '갤리그리나', 대구대 독서 동아리 '라온책방' 등 모두 15개에 이른다. 이 소장은 "대학 총동아리 연합에 등록조차 되지 않은 가짜 동아리가 대다수"라고 주장했다.
이들 동아리는 대부분 독서, 악기, 운동, 취미생활 등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위장하고 있다. 외부인이라면 종교단체와 관련된 곳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기 어렵다는 게 이 소장의 설명이다.
위장 동아리는 전도 대상과의 주기적인 만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보 파악이 용이하며 친분을 쌓기가 쉽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노리는 대상은 갓 입학한 신입생들이다. 이 소장은 "학기 초 신입생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해 알려주겠다'며 접근하고 일상적 대화를 가장해 취미생활이나 가정사 등 개인적인 정보를 캐낸다"고 했다.
5년 간 신천지에 몸 담았던 A(27) 씨는 2016년에 창단된 영남대 위장 동아리 '청춘화담'의 창단 멤버라고 했다. A씨는 "겉으로는 봉사‧대외활동 동아리인데 주요 구성원은 신천지 신도인 영남대 학생으로 이뤄졌다"며 "초기에는 학교 부근에서만 전도를 했지만 지금은 동성로 등 번화가 중심으로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소원 팔찌 등 액세서리와 캘리그래피는 이들의 대표적인 전도 '미끼'다. A씨에 따르면 위장 동아리 구성원들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전도할 만한 인물을 추천받는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누군가가 익명으로 당신에게 소원을 담은 소원팔찌나 캘리그래피를 전달했다"고 연락한다.
물건을 전해주겠다는 빌미로 청년들을 불러내 소원이나 좋아하는 말이 무엇인지 물으며 전도를 하거나 "당신에게 물건을 전달했다고 예상가는 사람이 있냐"라며 주변 지인 정보를 알아내는 게 이들의 수법이다.
이들은 전도 작업 기간을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잡고 활동을 한다. 친분으로 캐낸 정보들은 전도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천천히, 서서히 포교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A씨는 "취미 동아리에서 갑자기 성경이나 기도 이야기나 나온다면 한 번쯤 의심해 달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영남대 관계자는 "해당 동아리가 동아리 연합회에 등록되지 않은 곳이라 어떤 곳인지, 또 어떤 활동을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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