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 가운데 신천지 교인이 절반을 차지하고 확진자도 속출한 대구 한마음아파트가 '신천지 아파트'로 전락했다. 신천지에 대한 특혜 의혹마저 나오는 가운데 한마음아파트 공실 감소에 적극 나서야 할 대구시가 입주 홍보에 소극적으로 나서며 사실상 신천지 교인 중심의 입주를 눈 감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한마음아파트는 시 보건복지국 산하 대구시종합복지회관이 담당하는 지역 내 미혼 여성 근로자 복지 주거시설이다.

대구시가 1985년 달서구 성당동 종합복지회관 주변에 지은 임대아파트로, 자립하는 지역 내 미혼 여성 근로자들이 안전하고 저렴한 집을 구하도록 제공한다. 입주 자격은 대구 사업장에 3개월 이상 재직한 35세 이하 미혼 근로 여성으로, 신청 시 재직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파트 전체 규모는 면적 3천654㎡, 지상 5층 2개동으로 모두 100가구다. 견본주택 1가구를 제외하고 1인실이 50가구, 2인실이 49가구다. 가구당 면적은 36.36㎡(약 11평)로 크지 않은 편이다. 방 2개와 주방, 화장실, 베란다를 갖췄다.
2년 계약에 1차례 연장해 최장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복지 목적 주거공간인 만큼 임대료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2인실 기준 큰방 3만2천원, 작은방 2만2천원이다. 1인실은 2인실 전체 비용인 5만4천원이다. 보증금도 월 임대료의 4개월 분에 그친다.
대구시는 이 같은 한마음아파트 입주 홍보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24와 각 구·군 홈페이지 등을 보면 대구시는 2008년 이후 2013년 언론 보도자료로 한 차례, 2018년 공고로 한 차례, 지난해 연말 대구시 종합복지회관 공고로 한 차례 각각 입주자를 모집했다.

그 외에 대구시청 홈페이지 종합복지회관 메뉴나 구·군청 관련 페이지에 상시 게재한 안내 페이지를 종종 업데이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한마음아파트 관련 언론 보도가 이뤄진 일은 극히 드물었다.
입주 신청 규정 상 미혼 여성 근로자의 입주를 돕도록 된 지역 내 기업 상당수도 한마음아파트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대구시종합복지회관이 내놓은 입주 공고를 보면 입주 희망자는 '소속 사업장 대표자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즉 입주 신청을 하는 미혼 여성 근로자는 각 사업장 협조를 받아야 한다. 반대로 대구시 입장에서도 사업장이 입주한 산업단지관리공단 협조를 구하면 지역 기업을 상대로 입주 희망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대구 중구 한 사무용 기기 관련업체 대표는 "15년 전 한 직원이 한마음아파트 입주 신청을 했다가 '경쟁률이 높아 못 들어갔다'고 해 아파트 이름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한 번도 직원이나 시 정책을 통해 아파트 이름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 한 산업단지 관리공단 관계자도 "대구시로부터 한마음아파트 관련 소식을 들은 적 없다. 입주 기업인들도 이번 사태로 아파트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아파트가 오래 되는 등 입주 희망자가 없었던 탓에 적극적으로 입주 홍보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준공 35년이 지나 선호도가 낮았고, 모르는 사람과 2인실에 함께 살려는 이도 많지 않다는 것.
이날 오전 대구시 정례브리핑에서 권영진 대구시장도 "현재 정원은 148명이지만 137명만 살고 있다"고 밝혔다. 2인실 선호도가 낮다는 점에서 미뤄 정원 대비 주민 11명이 부족한 방 상당수는 2인실에 1명씩만 거주하는 형태로 추정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민마다 계약 기간이 다르다 보니 유치원에서 원아모집하듯 정해진 시기에 대대적으로 알릴 상황이 아니었다. 공실이 생길 때마다 구청과 대구시종합복지회관 게시물이나 SNS 글 등으로 안내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 사이에선 대구시가 이처럼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가운데 신천지 교인끼리만 이곳 입주 정보를 공유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달서구 한 기업에서 일하는 여성 김모(31) 씨는 "직장에 다닌 5년 째 아파트 존재조차 몰라 40만원 대 원룸에 살았다. 2인실에서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살더라도 월 3만원 대 월세가 조건이라면 충분히 입주를 고민했을 것"이라며 "대구시가 한마음아파트를 신천지 교인 주거촌이 되도록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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