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합당 TK 공천 '주는대로 받으라'?…텃밭 민심 이반 초래

일부 현역 무소속 출마 움직임…황 대표·공관위에 재심사 요구
"예비후보들 경선 기회 줘야"…경북 북부 선거구 획정안과 다른 공천결과도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결과 발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결과 발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대구경북(TK) 지역구 후보 공천결과를 두고 '막장공천'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놓은 TK 공천결과는 '주는 대로 받아먹으라'는 오만함의 극치라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을 두고 ▷낙하산 투입 ▷심사기준 불분명 ▷실력자들의 사천 ▷출마 선거구 임의조정 등 그동안 반복했던 공천 농단 관행을 답습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선거구 변동 가능성조차 간과하는 '헛발질'까지 선보인 결과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에 황교안 대표와 공관위가 TK 민심을 수습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오랜 기간 표밭을 일군 예비후보들에게 경선 기회는 줘야 한다'는 재심사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통합당 공관위의 TK 지역구 공천결과에 따르면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북구갑), 이두아 전 국회의원(달서갑),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안동), 황헌 전 문화방송 앵커(영주문경예천)가 낙하산을 타고 지역구를 접수했다.

지역의 한 현역 의원은 "지역 주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막후에서 공천권자에게 줄을 대며 낙하산 예약에만 열을 올린 이들은 결코 지역에서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후보 돌려막기 악습도 재현됐다. 주호영 의원(수성을)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수성갑 후보로 공천을 받았고, 수성갑 예비후보였던 정상환 변호사는 수성을로 지역구를 옮겨 경선을 치른다. 미래통합당은 주호영 의원을 수성갑에 전략공천하느라 오랜 기간 수성갑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온 이진훈, 정순천 후보 등에게는 경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다.

특히 통합당 공관위는 경북 북부 4개 선거구가 변동될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선거구 획정안 국회 의결 약 7시간 전 기존 선거구대로 공천결과를 발표하는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에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현역 의원들이 부실공천을 명분으로 무소속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이 이른바 '텃밭'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예의를 고려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자행했다"며 "당장은 황교안 대표가 지역민의 분노를 수습할 수 있는 대응책을 내놔야 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공관위원 선정 시 지역 안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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