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탄생한 수많은 명화 속에 감추어진 이야기는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매력을 준다. 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 대표적 화가인 보티첼리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으로 르네상스의 가장 위대한 성과를 낳은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메디치 가문을 위해 그림을 그렸고, 메디치 가문이 추구하는 고매한 정신과 리더십에 매료되었다.
이탈리아어로 봄을 의미하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명작 '프리마베라'에 숨겨진 은밀한 코드는 무엇일까? '프리마베라'명화를 상상해보자. 완전한 겨울 숲의 모습인 오른쪽 끝에는 우울함으로 가득하지만, 바람을 입에 문 제피로스가 봄의 전령사인 클로리스를 겁탈하여 꽃의 계절인 봄을 잉태시킨다. 제피로스가 일으킨 바람으로 클로리스의 입에서는 봄의 꽃이 피어나고, 클로리스는 마침내 봄의 여신인 플로라로 변신한다. 봄의 꽃으로 장식된 옷을 입고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 플로라로부터 겨울이 가고 드디어 봄이 온 것이다.
그림 중앙에는 봄의 주인공이자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가 우아한 모습으로 서 있다. 봄의 정원에 바람이 불면 매력, 아름다움 그리고 창조성이 샘물처럼 솟아난다는 것을 비너스의 왼쪽에 있는 삼미신을 통해 보티첼리는 그려내고 있다.
보티첼리가 숨겨 놓은 은밀한 코드는 명화의 왼쪽에서 찾을 수 있다. 왼쪽에 우뚝 서 있는 남성은 상업의 신인 메르쿠리우스로, 작대기로 하늘의 먹구름을 휘젓고 있다. 어느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지만, 보티첼리는 이 남성을 통해 작품 속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다. 두 마리의 뱀이 새겨진 카두세우스의 지팡이로 봄의 하늘을 휘젓고 있는 메르쿠리우스는 봄 하늘에 몰려든 먹구름을 휘저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바람이 불면 비가 오듯 메르쿠리우스는 봄의 정원에 비를 부르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보티첼리는 상업 가문이었던 메디치 가문을 위해 이 그림을 그리면서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리더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은밀한 코드로 그려 넣었다. 상업과 교역의 신인 메르쿠리우스가 먹구름을 휘저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듯, 메디치 가문도 르네상스 시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피렌체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를 프리마베라에 숨겨 놓은 것이다.
시대를 이끌어 갈 진정한 리더는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인재의 마음에 바람을 일으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보티첼리의 의미를 알아챈 것일까? 메디치 가문은 이탈리아 천재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역사상 빛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고, 피렌체가 이탈리아의 문화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는 시대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문화예술 부흥의 바람을 일으킨 메디치 가문의 리더십은 보티첼리의 코드처럼 프리마베라에 숨겨진 채 피렌체에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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