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 SNS를 중심으로 온라인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글귀 이미지'가 있다.
바로 일정 기간 동안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겠다는 공개선언이다. 온라인 용어로 SNS에서 서로 팔로우 하는 친구들에게 밝히는 '인증'이다.
현재 온라인에 돌고 있는 이미지에는 '<공개약속>'이라는 제목과 '앞으로 4주간(3.9~4.4) 저에게 할당된 마스크를 구매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이미지를 SNS에서 릴레이로 퍼나르는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
글귀 속 3월 9일은 바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마스크 5부제 시작일이다. 국민들은 이날부터 1인이 1주에 최대 2매의 마스크만 구입할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상 출생년도 마지막 숫자, 즉 한자리수 또는 두자리수인 생일 맨 끝자리 숫자에 따라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요일이 다르다. ▶월요일 끝자리 숫자 1, 6 ▶화요일 2, 7 ▶수요일 3, 8 ▶목요일 4, 9 ▶-금요일 5, 0이며, 주중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할 경우 그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그런데 마스크 재고 소진이 연일 거듭되고 있어, 자기 요일에 약국을 돌아다녀도 헛걸음을 할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동네 약국마다 100~200여장 정도를 구비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오전 일찍 전량 판매돼 허탕을 치는 사연이 지금도 전국에서 비일비재하게 나오고 있다.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은 생업에 바빠 평일에 허탕을 친 후 토·일요일에도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체국도 중복구매확인시스템 구축 때까지 1인 1매 판매 방침을 밝히는 등 앞으로 마스크 구입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에서는 자신이 구입할 수 있는 몫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이웃에게 구입 기회를 더 주려는 공개선언이 마스크 5부제 시행 직전에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자신이 1주 2매의 할당량을 포기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더 많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마스크가 모자라 구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앞서 마스크 보유분이 충분할 경우 마스크를 사지 말자고 한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의 새 버전이기도 한 셈이다.

'〈공개약속〉' 이미지를 자신의 SNS에 #의료진에게 양보합니다 #저보다 더 필요한 분들에게 양보합니다 등의 태그를 곁들여 올린 대구 거주 박영민(37)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요즘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데 평상시 마스크를 쓸 일이 거의 없어 참여하게 됐다"며 "내가 사지 않으면 딸린 가족이 많은 시민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쉴 수 없는 야외 노동자들이 마스크 구입에 여유를 얻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 보면 정부의 마스크 확보에도 여유가 생겨 현행 1주 2매에서 3매나 4매로 공급량이 늘어날 수도 있지 않겠나. 또한 정부는 의료진과 소방대원 등 방역 현장 관계자들을 위한 마스크 확보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일상에서는 면마스크를 써도 충분하다고 들었다. 앞으로는 면마스크를 세탁해 쓰려고 한다. 내가 안 사는 대신 기저질환을 앓는 어르신, 임산부, 아이들 등 꼭 필요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쉽게 구했으면 한다"며 "마스크를 안 사는 것도 하나의 나눔이라고 여겼으면 한다"고 했다.
대구시민 박모(33) 씨는 "4주 동안 쓰지 않으면 4월 초가 되는데, 그때까지는 국내 코로나19 사태도 나아지고, 마스크 수급 역시 원활해질 것으로 본다. 봄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라도 마스크를 계속 써야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좀 참으면서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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