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2시간 일해 10만원 못 벌어" 직격탄 맞은 택시

돌아다녀 봤자 가스비도 안 나와…상당수 기사 쉬어
택시업체들 "이대로 가면 줄도산 우려"

9일 대구 한 택시업체 차고지에 코로나19 여파로 승객이 거의 없어 운행을 포기한 택시들이 가득 주차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9일 대구 한 택시업체 차고지에 코로나19 여파로 승객이 거의 없어 운행을 포기한 택시들이 가득 주차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9일 대구 한 택시업체 차고지에 코로나19 여파로 승객이 거의 없어 운행을 포기한 택시들이 가득 주차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9일 대구 한 택시업체 차고지에 코로나19 여파로 승객이 거의 없어 운행을 포기한 택시들이 가득 주차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구경북 택시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승객이 급감하면서 상당수 택시기사가 일을 쉴 수밖에 없어서다. 택시업체들 역시 이대로 가다간 줄도산이 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일 낮 12시쯤 동대구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A씨는 지난달 18일부터 일을 쭉 쉬다가 이날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다고 했다.

A씨는 "택시승강장에 줄을 서면 평소에는 대기 시간이 20~30분이었는데 오늘은 1시간 40분을 기다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전 7시에 집을 나선 그가 그 시각까지 태운 승객은 단 한 명. 수입은 1만2천원 운임이 전부였다.

같은 날 수성구 지산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대기 중이던 기사 B씨도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그는 "대단지 아파트 근처에서 1시간을 기다려도 손님이 없다. 그래도 몇 만원이라도 벌려고 나왔다"며 "요즘은 하루 12시간 넘게 일해도 10만원을 손에 못 쥔다. 여기에 하루에 가스비 2만~3만원을 빼면 가져가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인근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산의 경우 현재 법인택시 총 228대 중 51%인 111대가 감차 및 휴업 상태다. 개인택시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

이상주 개인택시 경산시지부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평소에 비해 수익금이 70~80% 줄었다"고 했다.

칠곡군의 유일한 택시회사인 세아운수도 기사 총 90여 명 중 3분의 2가 아예 택시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 운행일에 회사 측에 내야하는 하루 11만원의 사납금을 맞추지 못해서다.

세아운수 택시기사 C씨는 "기사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사납금을 맞추기 어려우니 당분간 절반 정도 사납금을 감면해 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차 세울 사람은 세우라'는 거였다"며 "지금처럼 손님이 없는 상황에서 사납금을 그대로 내라는 것은 기사들에게 다 굶어죽으라는 것과 같은 소리여서 아예 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근 경북도가 발표한 사납금 지원 계획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도는 3, 4월 도내 73개 법인 택시업체에 3억6천만원을 지원해 운수종사자 3천606명의 사납금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택시기사 D씨는 "아직은 사납금 지원에 대해 회사로부터 전해들은 바가 없지만, 지원이 된다 해도 과연 이것이 기사들에게 돌아갈지 업체에 돌아갈지 알 수 없다"며 "택시기사들의 생계 지원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운행 수입이 급감한 탓에 택시회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고 호소했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회사로서는 차 할부금, 보험료, 차고지임대료 등 고정비가 계속 들어가는데, 지금 기사들 80%가 일을 쉬고 있다"며 "2월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3, 4월까지 이어진다면 도산 직전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허종정 대구시 택시물류과장은 "정부에 추가경정예산안으로 택시업계를 위한 지원금 270억원을 건의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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