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동편 주차장.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구호 물품이 모여 들었다. 전날 밤부터 달려온 화물차량이 줄지어 섰고, 두 대의 지게차가 하차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내려진 구호 물품은 다른 차에 실려 대구 내 구·군청과 병원,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만난 박주순(58) 씨는 대구에 있는 조은전동지게차 대표다. 박 씨는 지난 5일부터 무료로 화물 상·하차 작업 봉사를 하고 있다. 본인 소유의 지게차 2대를 동원했다.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대구를 돕고자 나선 것이다.
박 씨가 무료 봉사를 자원한 이유는 자신이 가진 능력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해서다. 과로로 힘들 것이라는 회사 직원과 가족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박 씨는 나섰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느냐'는 마음에서였다.
박 씨의 일과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나간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7~8시간을 기부 물품 상·하차 작업에 쏟는다. 지게차 인력이 부족한 탓도 있다. 현장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유급 인력 2명과 박 씨가 전부.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박 씨가 하차한 구호 물품은 2천여 개. 18t 화물차 5대 분량이었다.
작업이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탓에 가끔 실수도 나온다. 화물차량 운전기사의 재촉에 빨리 물건을 하차하다 보면 균형을 잃은 상자들이 길 위에 와르르 쏟아지곤 한다. 틈틈이 박 씨 본인 회사 업무도 처리하다 보니 피로도 쌓여 간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작업으로 아침잠도 턱없이 부족하다.
박 씨는 "얼마나 일을 했나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 물량이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 대구에 보탬이 되고자 그저 묵묵하게 일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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