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세조)은…역적이고…인면수심이다…박팽년 등 육신(六臣)의 가족을 모두 죽였다…박팽년 집의 유모가 유아를 숨겨…그 후손이 대구군 계동에 산다…내가 경상북도 관찰사 재임 때에 박팽년 후손 박해령(朴海齡)을 칠곡군수로 채용…옛 일을 추모 슬퍼하얏다."
친일파 박중양의 일기 '술회' 속의 내용이다. 충신의 후손을 챙긴 일은 좋으나 박해령은 마침내 박중양처럼 친일파로 대구에 오점을 남겼다. 대구를 더럽힌 인물이 어디 이들 뿐이랴. 다만 그들은 한국을 '영원히, 완전히' 삼킬 일제의 도구였다.
특히 일제는 한국인 재산 증식을 막았고, 교육 기회를 뺏고 말과 글도 앗았다. 대신 친일파, 밀정, 앞잡이를 길렀다. 한국인이 한국인을 견제, 감시, 누르는데 쓸 목적에서다. 결국 한국이 다시 못 일어나게 하는 데는 사람의 싹을 자름이 최고였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여전하다. 미래통합당의 4월 총선 밑 대구경북의 공천 결과도 그렇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영남의 남쪽 사람을 앞세워 영남 북쪽 사람의 싹을 잘라 북쪽 앞날을 막고자 하니 말이다. 그러니 흔히 부정적 뜻의 접두사 '개'자를 붙여도 그럴 만하다.
물론 이런 막장 공천 칼춤은 처음이 아니다. 앞선 사례도 있다. 권력자의 친위대, 박수부대, 거수용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내리꽂아 '작대기 선거' 소리도 나온 까닭이다. 특정 정파에 몰표였으니 경쟁력 갖춘 지도자도, 미래도 없었고 대구경북은 늘 주머니 속 공깃돌 신세였다.
그런 속에 혜택을 누린 인물이 한둘인가. 그러나 그들 중 대구경북이 온갖 욕을 다 먹어도 "내 고향은 그런 곳이 아니다"며 온몸으로 나선 이 있었던가. 대구경북이 초토화되는 코로나19에도 공관위 주변만 맴돌았지 전국을 돌며 "밉더라도 내 고향을 도와달라"고 누가 그랬던가.
이번 짓거리에 '공정 경쟁'을 외치며 이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고 결기를 보인 적이 있는가. 그저 표정 관리이고, 운명을 남의 손아귀에 떠밀었으니 주는 대로 먹을 만하다. 마침 칼춤을 춘 위원장도 경상도 말로 '구캐'(진흙) 같은 데서 논 탓에 대구경북의 인물 생리를 잘 아니 말랑하게 볼 수밖에. 당 대표에게 조공처럼 바치는 공천(貢薦) 작태에도 몰표면 4년 뒤 공천 모습은 이미 본 셈이다.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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