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로나 블루'에 멍들어가는 대구경북

대구 소재의 모 항공사에 재직 중인 A씨는
'봄은 오는데...' 봄비가 내린 10일 경산시 압량면에서 한 가족이 노란 우의를 입힌 반려견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전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7천500명을 넘어서고 있다. 감염 급증세를 보인 대구경북 지역은 시도민 모두가 사실상 자가 격리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데다 유치원과 초·중·고까지 개학이 연기되면서 온 가족이 온종일 집 안에서 지내는 가구가 허다하다.

무차별 감염 확산에 따른 공포감, 정부의 방역 대처와 특정 종교 집단의 행태에 대한 불안감, 게다가 대구경북민들을 폄하하고 질시하는 무리들에 대한 울분까지 겹쳤다. 그러잖아도 경제적인 곤란과 정치적인 혼란으로 위축되고 답답한 나날이었지만, 이제는 그 일상마저 그리운 것이다. 특히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보편화된 대구 시민들이 '코로나 블루'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 소재의 모 항공사에 재직 중인 A씨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3주 째 출근을 못한 채 집에서만 생활 중이다. A씨는 "집에서만 생활하니 몸만 늘어지고 정신적 피로감이 더해져 건강을 잃는듯 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른바 '방콕'과 '집콕'이 장기화되면서 대구경북민 모두가 불안과 우울과 울분이 하루하루를 지배하는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다. TV만 켜면 코로나 관련 뉴스와 갑론을박이 하루 종일 흘러나온다. 머리는 텅빈 듯한데 정신적인 피로감은 높다. 몸이 무거워지면서 기분도 가라앉아 만사가 무기력하다. 불면증과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개강이 연기된 학생들의 생활도 뒤죽박죽이 되었다. 낮잠이 늘어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 일쑤이다. 가족 대부분이 집 안에 들어앉아 있으면서도 외딴섬에 갇힌 듯 사회적인 고립감이 더 깊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체조 등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으로 면역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전염병 방역과 함께 불안감과 우울감을 줄이는 심리적인 방역도 절실한 시기인 것이다.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상생의 생활 태도와 공동체 면역력 강화가 중요한데, 현실은 그 반대이다. 전염병 대란의 여파는 전례 없는 경제난의 먹구름을 몰고올 것이다. 총선을 앞둔 공천 파동 등 정치적인 스트레스도 만만찮다. 하물며 대구경북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망발까지 감내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