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도 재검사에서 확진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검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음성 판정을 받고 이틀 뒤 숨져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까지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구시는 지난 9일 오전 10시 49분쯤 급격한 폐 손상으로 숨진 이차수(62) 전 북구의회 의장이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그는 숨지기 불과 이틀 전 기침과 발열 증상을 호소하며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틀만에 갑작스런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해당 병원 의료진은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인지했지만, 검사 결과 폐 손상이 심해 재검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일 숨진 A(67) 씨 역시 지난달 20일 첫 검사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지만, 일주일 뒤인 27일 재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고 숨졌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던 청도 대남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던 중국 국적 B(60) 씨도 다섯 차례나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여섯 번째 검사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진됐다. 청도군립노인요양병원에서 지난 4일 숨진 C(86) 씨도 지난달 21일 1차 검사를 시작으로 4차 검사까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달 3일 확진 판정을 받고 하루만에 숨졌다.
이처럼 검사 결과가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감염자 진단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해제했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이 나오는 이들이 지역사회 전파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일 0시부터는 '슈퍼 전파지'로 꼽히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5천647명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이들 모두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만약 진단이 번복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시기에 따라 바이러스 배출량에 차이가 있는 탓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있다.
류성열 계명대 동산의료원 감염관리센터장은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시기에는 95% 이상의 민감도가 있는 PCR장비로 대부분 진단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검사율이 낮을 수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난 이후 하는 검사가 정확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증상이 계속된다면 자가격리를 유지하면서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음성 판정이 나왔더라도 증상이 심하고 임상적으로 양성으로 보이는 환자는 24~48시간 안에 다시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독감 등 다른 감염병에서도 의학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의심 증상이 계속된다면 섣불리 격리를 해제하지 말고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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