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썰렁한 학원가, 돌파구 찾으려 온라인 강의

학원과 교습소 7천400여곳 중 90% 이상 휴원 중
유튜브, 줌 등 활용한 온라인 강의로 수강생 관리
코로나 19 숙져 대면 강의로 전환할 날만 기다려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 풍경. 과목별 소규모 학원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최근 이들 학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는 대신 온라인 강의로 수강생을 확보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 풍경. 과목별 소규모 학원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최근 이들 학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는 대신 온라인 강의로 수강생을 확보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일대는 크고 작은 학원이 밀집한 지역. 이곳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A학원은 얼마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이곳에 다니던 학생들은 이 강의를 들으며 실시간으로 강사와 소통한다.

A학원 원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한 탓에 학원 문을 닫고 있다. 그래도 수강생들은 챙겨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라며 "코로나19가 언제 숙질지 몰라 답답하다. 하루 빨리 학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궁여지책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잠시 문을 닫은 학원가가 온라인 강의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어떻게든 수강생을 붙잡아 두려는 노력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 학교 개학도 3주 미뤄졌다. 대구시교육청은 확진자가 대구에 가장 많은 만큼 감염 가능성을 줄이려고 학원가에도 휴원을 권고했다.

수익이 줄어드는 탓에 학원들로선 학교 개학 때까지 문을 닫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 그래도 지역 학원들은 시교육청의 권고에 적극적으로 호응 중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9일 현재 학원 7천441곳(교습소 3천309곳포함) 중 휴원 중인 곳은 약 7천17곳. 전체 숫자의 90%를 웃돈다.

하지만 학원들도 마냥 손을 놓고 있기만은 어려운 상황. 3주 쉬는 것은 한 달을 날려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이들의 얘기다. 영어 전문인 B학원 원장은 "매달 나가야 할 임대료 등 학원 운영비를 고려하면 지금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셈"이라고 했다.

학원들이 눈을 돌린 곳은 온라인 강의. 학생, 학부모 모두 대면 강의를 선호하고 학원들도 그게 더 낫다고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렇게라도 수강생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둬야 나중에 학원 문을 열었을 때 타격이 적다는 생각에서다.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C학원 원장은 "집중도, 빠른 '피드백', 과제물과 학습 자료 관리 등 장점이 있어 학생과 학부모 모두 온라인보다 대면 강의가 낫다고들 한다"며 "아무래도 수강료를 낮춰야 하니 우리도 대면 강의가 더 좋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라고 했다.

결국 선택할 길은 둘 뿐이라는 게 이들의 말이다. 못 버티고 학원 문을 다시 열거나, 버티면서 온라인 강의라도 하며 수강생을 확보해 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학원이 유튜브 외에도 줌(ZOOM) 앱과 각종 SNS 등을 활용해 수강생을 챙기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숙지고 학원 운영이 정상화하면 이 같은 흐름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강의는 대형 학원과 회사들이 선점한 시장인 탓이다. 이들과 경쟁하기는커녕 이 시장에 진입하기도 어렵다는 게 소규모 학원들의 얘기다.

국어와 논술을 가르치는 D학원 관계자는 "대형학원의 유명 강사 강의보다 비싸면 작은 학원의 온라인 강의가 경쟁력을 잃는다. 수강료를 대폭 깎아주거나 아예 안 받는 곳도 있다"며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수습돼 학원 문을 열게 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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