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천지 창립기념일(14일) 앞두고 격리해제, 괜찮나?

12일 0시 대구에서만 5천647명 격리 해제
"비밀리에 모임 가질 것" 우려…대구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서

'코로나19' 사태 진원지로 지목된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출입구에 성난 시민이 날계란을 던져 11일 오후 경찰이 조사를 마친 뒤 남구청 관계자가 현장을 청소하고 있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수사중이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의 대규모 자가격리 해제와 신천지예수교 창립기념일이 맞물리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다단계 점조직이라는 특성상 모임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고, 폐쇄된 시설 이외에도 모일 장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5천647명은 12일 0시부터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문제는 오는 14일 토요일이 신천지교회의 창립기념일이라는 점이다. 선천지 교회는 해마다 이날을 전후해 전국의 신천지 신도들을 한곳에 모아 기념예배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신천지 교회가 창립기념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식 행사가 없더라도 비밀리에 모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단계 점조직 형태의 신천지 조직 구조상 작은 단위의 모임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소의 경우 폐쇄된 신천지 시설이 아니어도 카페와 스터디공간 등에서 모임이 진행될 여지가 있다. 신천지 전 신도의 증언에 따르면 교회와 센터, 복음방 등 폐쇄된 곳 이외에도 모임들이 이뤄졌던 장소가 많다.

신천지 전 신도인 A씨는 "대구 중구 시내만 해도 신도들이 자주 찾던 카페와 스터디공간이 10여 곳에 이른다"며 "신도에게 중요한 날인 창립기념일을 맞아 전체 모임은 아니더라도 카페 등지에서 취미·예술·외국어동아리 형태로 모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모든 신도에게 더는 감염병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대구시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며 "음성이 나오더라도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최대한 자가격리하고 모임이나 만남은 금지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했다.

음성 판정에 대한 의문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최근 격리 해제 이후 양성 판정을 받거나, 음성 판정이 나중에 양성으로 바뀌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격리해제 신도의 은밀한 모임이나 집회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이에 지난 10일 행정명령으로 모든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했다. 특별관리구역에는 경찰을 상시 배치해 모임과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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