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래를 위한 준비, 독서] 고교생들에게 권하는 책, 문학과 예술 분야

시간 여유 있을 때 대하소설도 추천할 만
문학도 역사, 정보 등 지식의 보고 역할
쉽고 부담 적은 미술, 클래식 입문서도 권장

독서는 효과적인 입시 전략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한다면 더욱 많은 도움이 된다. 배운 내용을 더 깊이 있게 파고들 때도 독서는 유용한 도구다. 요즘 다소 시간 여유가 생겼다. 이때 평소 잡기 힘들던 대하 소설 등 문학 작품, 관심 있는 예술 분야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다.

김구용의
김구용의 '삼국지연의' 표지

◆삼국지연의(나관중 지음)

보통 삼국지라고도 부른다. 모략이 난무하고 허구적인 부분이 많다고 읽지 말라는 이들도 있다. 중화지상주의, 여성 폄하 사고 등이 깔려 있는 것도 단점. 반면 고대 사상과 역사적 사실이 다양하게 녹아 있는 점은 매력적이다. 여기서 연유한 고사성어도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수백년이 넘도록 동북아시아에서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국지는 번역본이 많다. 김구용 선생의 작품은 깔끔하고 알차다. 황석영의 삼국지는 유려한 문장이 읽는 재미를 준다고들 한다. 장정일의 그것은 한 왕조와 촉나라 중심 역사관에서 벗어나 있어 번역이라기보다 재창조라는 얘기도 듣는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번역본이라 하기엔 누락과 오역이 많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장길산(황석영 지음), 아리랑(조정래 지음)

조정래의
조정래의 '아리랑' 표지

장길산은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17세기 말 조선을 배경으로 의적 장길산의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게 다룬 대하 역사소설이다. 장길산은 민중의 편에 서서 무능하고 이기적인 지배층에 대항한다.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해 조선 후기 사회 제도와 생활상이 잘 담겨 있다.

아리랑은 가슴 아픈 일제 시절을 그렸다. 의병 투쟁, 농민들의 고통, 만주에서의 독립운동 등 항일 투쟁, 재일 한국인의 설움, 위안부와 광복군 얘기 등이 녹아 있다. 작가는 친일파 민족 반역자들이 얼마나 나쁜 짓을 저질렀는지도 적었다. 용서하지도, 잊지도 말아야 한다는 역사다. 쉽게 접하려면 청소년판을 읽는 것도 괜찮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 1권 표지

◆파운데이션 시리즈(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아이작 아시모프는 미국의 생화학자, 과학 저널리스트, SF소설가다. 로버트 A. 하인라인,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SF 소설계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쉽게 쓴 소설과 일반인을 위한 과학 저술들로 과학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늘날 로봇 소설들에 많이 적용되는 '로봇 공학의 3원칙'을 만든 것도 그다.

1951년 첫 출간된 이후 1992년에야 이 시리즈가 완결됐다. 은하계 우주 국가들의 흥망성쇠와 정치 변동을 다뤘다.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는 새 학문 '심리 역사학', 수백 년 역사 동안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과 반전, 은하제국의 지배를 둘러싼 두뇌 싸움 등 흥미를 끄는 요소가 많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표지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하인라인은 '미스터 SF'라고도 불렸다. 뛰어난 상상력과 정치, 사회, 역사 등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교한 작품들을 썼다.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된 '스타십 트루퍼스'도 그가 쓴 소설. 여기서 제시한 강화복(Powered Suit)을 비롯해 월면 농장, 중력 터널 등 그가 소설에서 제시한 개념들은 실제 연구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

제목이 독특하다. 우주복이 조금만 찢어져도 죽게 되는, 달의 가혹한 생존 환경을 뜻한다. 1966년 장편 SF소설이지만 낡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소설 속 달은 지구의 식민지다. 가혹한 환경과 압제 속에서 달에 사는 민중의 고통은 커져가고, 컴퓨터 기술자였던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혁명의 중심에 선다.

움베르토 에코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표지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움베르토 에코 지음)

철학자, 기호학자이자 소설가다. 그에겐 박학다식, 만물박사, 백과사전 등의 말이 따라붙곤 한다. 그런 만큼 그의 소설 중엔 지식과 정보가 가득 담긴 것들이 많다. 인문학 서적을 읽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 에코의 소설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인내심을 갖고 따라가다 보면 재미와 지식을 얻게 된다.

에코의 이름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린 소설은 '장미의 이름'. 암흑기라 불렸던 유럽 중세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추리소설이자 역사소설이다.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숀 코네리가 주연을 맡았다. '푸코의 진자'도 추리소설이란 틀을 입었다. 여기다 기호와 암호, 성당기사단, 신비주의, 중세 기독교 모습 등 많은 역사적 사실과 지식이 뒤얽혀 있다.

김경서의
김경서의 '똑같은 빨강은 없다' 표지

◆똑같은 빨강은 없다(김경서 지음), 몰리 뱅의 그림 수업(몰리 뱅 지음)

쉽고 재미있게 미술의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돕는 책이 '똑같은 빨강은 없다'다. 미술을 좋아하는 중학생과 미술 선생님이 대화를 주고 받는 형식이다. 현직 미술 교사이자 비평가인 저자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것을 즐기고 감상하는 법도 함께 전한다.

미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누그러뜨려주는 책이 또 있다. 미술을 보고 이해하는 법, 그림 그리기의 원리를 알려주는 책이 '몰리 뱅의 그림 수업'이다. 저자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다. 1991년 나온 이후 영미권 미술 교육 현장에선 필독해야 할 기본서로 꼽힌다. 혹시 취미 삼아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면 '철들고 그림 그리다'(정진호 지음)도 살펴볼 만하다.

◆클래식이 알고 싶다(안인모 지음)

클래식도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클래식이 알고 싶다'는 클래식을 쉽고 재미있게 얘기하는 책.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 이야기부터 글을 풀어 나간다. 클래식 초보자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클래식 용어와 정보, 작곡가별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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