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와 싸우는 베테랑 간호사들…"전투원의 심정으로"

송경숙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팀장, 박숙진 계명대 동산병원 간호부장
30년 훌쩍 넘는 경력에도 현장에서 특근…“확진자 상태 세심히 간호”

시민이 보낸 편지를 들고 있는 송경숙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팀장.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시민이 보낸 편지를 들고 있는 송경숙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팀장.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야전부대 전투원의 심정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맞서는 최전선에 간호사들이 있다. 확진자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대소변을 받고, 위생용품을 교체하는 것은 물론 따뜻한 말 한마디로 환자의 불안한 마음까지 달래는 건 이들의 임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센터 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중인 송경숙 간호팀장은 37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베테랑에게도 지금의 상황은 긴급해 보였다. 그의 등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레벨D 보호구를 입고 응급환자를 받다 보면 호흡은 가빠지고 정신이 아득해지길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된다.

특히 중증환자를 돌보는 일은 고연차의 간호 경력이 필수라 송 팀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오랜 경력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은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는 "최근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심폐소생술 끝에 돌아가셨다"며 "이 환자는 코로나19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병의 무서움을 느꼈다"고 했다.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송 팀장이 버틸 수 있는 건 똘똘 뭉친 의료진과 시민 응원 덕분이다. 그는 "모두 힘을 합쳐 코로나19와 싸우는 하루하루를 가슴 뜨겁게 느끼고 있다"며 "시민들이 보낸 응원 편지와 음료, 꽃, 셔츠 등을 볼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특별 근무 중인 박숙진(왼쪽) 간호부장과 동료 김은희 외래간호팀장.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특별 근무 중인 박숙진(왼쪽) 간호부장과 동료 김은희 외래간호팀장.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35년 경력의 박숙진 계명대 동산병원 간호부장은 코로나19 특별근무가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 나이트 근무를 서고 있다.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이어지는 나이트 근무에 선임급 간호사는 배정되지 않지만 후배 간호사들의 짐을 덜고자 야간 근무를 자청한 것이다.

그는 "다른 수간호사들도 모두 나이트 근무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오랜만에 데스크에서 현장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고령의 확진자 곁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일은 박 부장을 비롯한 간호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다. 밤새 체온, 혈압, 맥박, 호흡 등 환자의 바이탈 사인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잠자리는 불편하지 않은지 묻고 식사를 돕는다.

그는 "얼마 전 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후배 간호사가 비틀하더니 쓰러질 뻔했다. 근무를 바꿔주겠다는 권유에도 후배는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며 "코로나19와 싸우는 모든 간호사가 숨은 영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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