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안전지대' 사라진 세계…국경에 속속 빗장

'봉쇄·격리·항공중단' 사실상 국가 봉쇄…자국 내 '행사 금지'
각국 정상도 위협받으며 지도부 공백도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안전지대가 사라지자 전 세계 각국도 사실상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입국을 원천 봉쇄하거나 입국자 격리로 사실상 '국가 봉쇄'라는 초강수로 맞서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동 제한과 각종 행사를 금지함에 따라 전 세계가 멈춰서고 있다.

◇ 국경 봉쇄·입국자 격리로 바이러스 경로 차단

미국은 영국과 아일랜드를 입국 금지 대상국에 포함하기로 했다고 미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바이러스 사태 초기 중국을 가장 먼저 막은 데 이어 지난 11일 유럽 26개국의 입국을 차단하면서도 영국과 아일랜드는 예외로 뒀지만 결국 '대륙 봉쇄'에 나선 셈이다.

덴마크는 이날부터 한 달 동안 국경을 봉쇄키로 했고, 호주도 15일부터 입국자를 14일간 격리토록 함으로써 관광 목적의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차단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스위스·노르웨이 등과의 항공편 운항을 제한했다.

그리스는 이탈리아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전면 차단했고, 조지아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을 봉쇄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외교관을 제외한 모든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국가 간 이동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 자국 내에서는 대규모 행사·이동 금지

미국은 자국 내 여행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 항공업계를 포함한 내수 타격을 우려해 전면적인 제한 조치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확산 정도에 따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와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줄줄이 문을 닫았고, 미국 프로농구(NBA)와 골프, 축구 경기도 중단됐다.

칠레는 5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는 동시에 재택근무를 권고했으며, 산티아고의 한 사립학교 학생 2천600명에 격리를 지시했다.

또 크루즈선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2개 선박의 1천300명을 통째로 격리 조치했다.

영국은 오는 5월 7일 예정된 잉글랜드 지방선거를 1년간 연기하기로 했다. 프리미어리그(EPL)와 챔피언십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 여자 슈퍼리그 등 모든 프로축구경기도 내달 3일까지 전면 중단됐다.

스페인은 2주간 생필품과 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모든 국민에 이동을 금지했다.

프랑스도 음식점, 술집, 영화관, 나이트클럽 등 다중 이용시설의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중동 지역에서는 이집트가 대학을 포함해 각급 학교에 2주간, 오만은 한 달간 문을 닫도록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 바이러스에 노출된 정상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논란 속에서도 검사를 거부했지만 결국 검진 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국민과 시장에 공포감 확산을 막기 위한 행보지만 정상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1차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보건 당국의 권고에 따라 1주일 이내에 2차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캐나다와 스페인은 총리 부인이 각각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정부 방침에 따라 총리도 함께 격리에 들어갔다.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관저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감염 여부를 검사해 음성이 나왔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4일간 자가 격리를 택했다.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베이징을 방문한 뒤 '2주 이내 중국에서 입국할 경우 격리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예외 없이 격리에 들어갔다.

이밖에 이탈리아에서는 보건부 차관, 야당 대표, 주지사, 군 참모총장, 교육부 차관 등 고위 관료들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경우 회의에 참석했던 관료가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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