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에서 휴대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진형(가명·33) 씨는 평소 집에서 8시 30분쯤 일터로 출발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30분 늦게 나선다. 영일대를 거쳐 죽도시장으로 가는 출근길 교통정체가 사라지면서다. 이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거리에 사람은 물론 꼬리를 물던 차량 행렬도 보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을 강타한 코로나19 쓰나미로 자동차 운행이 대폭 줄어든 탓일까? 올 겨울 경북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전년 동기 30㎍/㎥에서 22㎍/㎥으로 낮아졌다. '좋음'(15㎍/㎥이하) 일수는 29일로, 전년 11일에서 18일 늘어났다. 반면 '매우 나쁨'(76㎍/㎥이상) 일수는 지난해 이틀이었지만 올해는 단 하루도 없었다.

이는 동풍이 많이 불고 비가 잦았던 기상 여건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도심 차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올해 1월 사이 동풍 일수는 전년 3일에서 14일로 대폭 늘었고 강수량은 37.6mm에서 114.2mm로 증가했다.
1월 중순 불거진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줄어든 도심 차량 운행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1억1천527만대로, 전년 동월(1억2천122만대) 대비 59만5천대나 줄었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을 지나는 경부선의 경우 같은 기간 6만1천대 감소했다.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른 배출량 감축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있다. 계절관리제란 겨울철 대형사업장의 먼지배출량 자발적 감축, 불법 배출 상시 점검, 도로 집중 관리, 공사장 비산먼지 배출 감시 등을 시행하는 제도다. 경북도는 도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진공노면청소차 보급, 자동차 등 이동오염원에 대한 관리 강화, 미세먼지 잡는 도시 숲 조성사업 등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제조업 공장 다수가 조업을 중단한 것이 초미세먼지 감소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 미세먼지 개선에 대해선 명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해봐야겠지만 코로나19로 도심과 고속도로 등의 차량 통행량이 줄어든 게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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