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월 개학' 수능서 고3이 더 불리?…재수생도 '막막'

고3 "정상적인 진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재·삼수생 등 "학원 쉬어서 공부할 곳 없다"

지난달 19일 대구 한 유명학원에서 수강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고 있다. 현재 학원은 코로나19 여파가 커져 지난달 21일부터 휴원한 상태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지난달 19일 대구 한 유명학원에서 수강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고 있다. 현재 학원은 코로나19 여파가 커져 지난달 21일부터 휴원한 상태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코로나19로 개학이 한 달 이상 늦춰지면서 '입시 혼란'을 우려하는 수험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교 3학년들은 학업 진도와 각종 시험일정 변동에 대한 불안이 크고, 재·삼수생 등은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어서다.

교육부가 17일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일을 내달 6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개학이 한 달 넘게 늦어지게 됐고, 덩달아 학원에 대한 휴원 권고 일정도 늘어나게 됐다. 대구의 학원 휴원율은 90%에 달하고 있다.

개학이 미뤄지고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고3 수험생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중간고사가 없어지거나 연기될 수 있고, 기말고사와 각종 모의고사 일정이 바뀔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대학 수시 일정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법정 수업 일수의 감수도 고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시를 우려하는 고3 수험생들의 글들이 올라왔다. 현재 고 3이라 밝힌 글쓴이는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에서 정상적인 진도를 나가기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며 "학업에 뒤처질까 걱정돼 학원에 등록할 수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지금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고 3 학생은 "중간고사가 주관적인 성격이 강한 수행평가로 대체될까 불안하다"며 "가뜩이나 내신과 수능에 대해 예민한데 평가 방식이 달라져 입시에 발목을 잡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재·삼수생들의 걱정도 크다. 학원 휴원 때문이다. 대형 학원들은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휴원에 들어가 마땅히 공부할 곳이 없는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율학습을 끼리끼리 관리하는 모임까지 생겨났다. 불안정해진 공부 흐름을 다잡고자 '출석체크 스터디'를 한다는 재수생 A(20) 씨는 "다니던 학원이 휴원해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고 있는데 혼자 있다 보니 딴 짓도 많이 하게 된다"며 "최근 다른 수강생을 통해 오전 8시 책상에 앉은 모습을 인증하는 스터디 모임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현장 강의 대신 카페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는 삼수생 B(21) 씨는 "차라리 마스크를 쓰고 학원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학원이 문을 닫아 갈 데가 없어 카페에서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요즘 부쩍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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