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체능 학원 "원격수업마저 못 해 더 힘들어"

피아노 과제 내자니 층간소음 항의
미대 입시 준비에 차질 생길까 걱정
체육학원들 지원 대책도 고안해야

학원들의 휴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비대면 수업이 어려운 예체능 학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대구학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장기 휴원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학원들의 휴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비대면 수업이 어려운 예체능 학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대구학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장기 휴원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코로나19 사태로 학원들의 휴원이 장기화되면서 지역 학원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격수업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학원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비대면 수업이 어려운 예체능 학원들은 이마저도 어려워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구 전체 4천200여 개 학원의 휴원율은 94%다. 일부에서는 온라인을 활용한 원격수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예체능 학원에겐 그림의 떡이다. 세밀한 부분을 교정해주기 어려워서다.

대구의 A피아노 학원장은 휴원 기간 중 동영상 과제를 내고 확인하는 식으로 레슨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A학원장은 "학생들이 못 따라오는 부분은 악보에 표시를 하고 옆에서 박자를 알려주며 같이 쳐주면 훨씬 잘 따라온다. 초보 학생일수록 곡의 느낌이나 감성을 설명만으로 전달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내 악기 연주도 난제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이 늘어난 탓이다. A학원장은 "학생들이 10~20분짜리 피아노 연주 동영상을 촬영해 보내오고 있는데, 일부 학생 집으로는 바로 항의가 들어와 이마저도 못 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했다.

예체능계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고교생이나 재수생은 한시가 급하다. 진학하려는 대학마다 전략이 제각각이라 세밀한 부분은 옆에서 직접 짚어주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B미술학원장은 "구도 잡기, 색감 및 질감 조절 등을 실시간으로 가르쳐주고 강사가 시범을 보여야 한다. 다른 친구들의 작품과 비교하면서 자신만의 차별성을 떠올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고등학생 이상은 오히려 학부모들이 먼저 수업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체능 학원은 입시나 성적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타격이 더 크다. C태권도학원장은 "입시와 크게 관련이 없어 학부모들이 몇 달은 안 보내도 상관없다고 여기는데, 이게 수강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홈 트레이닝, 스트레칭 등 체력관리 방법을 영상으로 보내주며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체육학원의 경우 체육시설업으로 분류돼 각 구청이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다. 때문에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태권도협회 관계자는 "각 구청과 대구시, 시체육회 등 다방면으로 지원책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현재 협회 차원의 복지금을 배분해 관장들을 지원해야 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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