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페·귀금속 거리 "장사 접어요"…줄폐업 위기의 자영업자들

부동산에 임대 문의 빗발…“더이상 못 버티겠다”
“자금 집행은 타이밍, 시기 놓치면 회생 불가”

임대 안내 현수막이 걸린 대구 북구 서변동 한 식당. 채원영 기자
임대 안내 현수막이 걸린 대구 북구 서변동 한 식당. 채원영 기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경북에 약 1조원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투입되면서 지원이 본격화됐지만, 돈이 통장에 입금되기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폐업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자금 집행의 골든 타임을 놓치면 줄폐업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찾은 대구 북구 서변동 한 거리에는 곳곳에 '임대 문의' 딱지가 붙어 있었다. 서변초교 인근에 있는 이곳은 카페와 음식점, 학원 등이 밀집한 동·서변동의 중심 상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비롯한 여러 가게가 영업 중단을 중단했다.

이곳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경호 씨는 "최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게를 내놓은 곳이 최소 10곳"이라며 "정부가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체감이 안 된다. 자영업자는 지원을 기다리다가 결국 폐업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인근의 또 다른 부동산 대표 A씨는 "최근 들어 못 버티겠다며 임대를 문의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다"며 "도저히 월세를 못 맞추겠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학생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권인데 개학이 한 달 이상 연기돼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다"며 "가게를 내놔도 권리금을 못 받을 것 같아 무작정 폐업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중구 교동귀금속거리에도 줄폐업 위기가 닥쳤다. 인수자가 없을 걸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빨리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줄줄이 가게를 내놓고 있다.

이용선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대구지회장은 "생활비조차 벌지 못해 가게의 금을 급히 처분해서 생계비를 마련하는 업주들도 나오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회생이 힘들 것 같다. 신속한 지원만이 살 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와 시의회는 최대한 빠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시의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됐던 3월 임시회를 이르면 다음 주 열고 구체적인 예산안 의결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1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다음달에 바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위원은 "자금 집행의 핵심은 타이밍이다. 시기를 놓치면 생존이 어렵다"며 "집행기관은 줄폐업이 벌어지는 사태를 감안해 현재 상황을 응급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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