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숨진 경산의 17세 고교생은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돼 온 직후부터 폐렴 치료제와 항바이러스제가 모두 투입됐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대병원에 따르면 13일 경산중앙병원에서 이송돼 왔을 때 이 환자는 폐렴이 급속도로 진행된 상태였다.
오후 6시 13분 응급실 도착 당시 체온이 39도로 고열이었고, 혈압(수축기 90, 이완기 60)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였다. 병원 측은 코로나19가 의심돼 음압격리실로 옮겼다.
다음 날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기도삽관을 통한 산소공급과 호흡기 치료를 시작했고, 인공심폐장치(에크모)를 달았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료지침에 나와 있는대로 의심 중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에이즈 치료제와 말라리아 치료제 등 항바이러스제를 투입해도 듣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16일에는 신장기능까지 떨어져 혈액 투석을 실시했으나 혈압 저하로 투석을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18일 오전 숨졌다. 영남대병원이 작성한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을 코로나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이라고 기록했다.
그동안 병원 측은 코와 목을 통한 검체 검사를 5차례, 가래 검사 2차례, 내시경을 통한 기관지폐포세척술(BAL), 소변 검사를 했으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판단하지 못했다.
X선 검사와 CT 등 영상검사 상으로는 양쪽 폐 여러 부위가 하얗게 변해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뚜렷했다는 게 병원 등의 얘기다.
숨진 이 고교생은 지난 10일 오후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1시간가량 외출했다가 귀가한 뒤 발열, 기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가 지나도 차도가 없자 12일 오후 경산중앙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열이 굉장히 높지만 집에 가서 기다렸다가,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내일 다시 오라"며 약만 처방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산중앙병원을 다시 찾아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X선 촬영을 통해 폐 상태가 심각함을 알게 됐다. 당시 병원 측은 '환자 상태가 매우 위중해 오늘을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밤 첫 증상이 나타나고 사흘을 지체한 뒤였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0대 환자가 폐렴 악화로 숨진다는 것은 드물지만 '급성호흡곤란증후군' 가능성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때문에 바로 치료에 돌입하지 못하고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상검사 상으로 소견이 심각했다면 폐렴 진행이 3~5일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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