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친환경소재개발센터. 연구실 한켠에 자리한 '멜트블로운(MB)' 생산설비가 굉음을 내며 가동에 들어갔다.
잘게 부순 스티로폼 알갱이 같은 모양의 폴리프로필렌(PP)을 기계에 넣고 280℃ 고압 열풍을 가하니 밀가루처럼 곱게 녹은 입자가 뿜어져 나왔다. 분출된 입자들이 원통형 롤러에 달라붙자 폭 40㎝의 촘촘하고 치밀한 마스크 필터로 변신해 차곡차곡 감겨나왔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이 연구개발용 멜트블로운(MB) 설비로 마스크 필터 생산을 시작했다. 섬개연은 이달 중 항균성 섬유로 만든 마스크와 교체형 필터를 지역 중소기업에 무료 공급할 계획이다.
대구에서 유일한 이 MB필터 생산설비는 섬개연이 2012년 필터용 부직포 연구개발 목적으로 도입했다. 그간 혈액투석용 필터, 공기청정기 필터 연구개발에 사용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대란 속에 지난달 25일부터 한달 가까이 마스크용 필터를 개발하고 최적화 작업을 거쳤다.
최익성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품개발파트장은 "면 마스크 안에 삽입해 쓰는 이 필터는 자체 실험 결과 0.6 마이크로미터(㎛) 크기 분진 포집 효율이 90% 이상이다. 시중 KF94 마스크에 버금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적합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섬개연은 우선 자체 예산 1천만원과 대구시에서 지원하는 융합섬유제품 개발 사업비 500만원을 투입해 필터교체형 면 마스크 1만개, 교체형 필터 10만장을 만들기로 했다.
섬개연은 면 마스크 1개, 필터 10장을 묶은 마스크 1만 세트를 내달 3일까지 대구 및 경북지역 중소기업에 무상 공급할 예정이다.
섬개연 측은 보유 장비가 연구용이라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예산이 확보된다면 어느정도 추가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혁기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가 부족한 가운데 지역 중소기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향후 향상된 기능의 필터를 개발하고 지역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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