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학 기술 발전에도…지구촌 찾아오는 감염병 공포

20세기 최악의 전염병 ‘스페인 독감’…1차 세계대전 중 군대 중심으로 번져
WHO ‘팬데믹’ 선언은 1968년 홍콩독감, 2009년 신종플루, 2019년 코로나19

1918년 미국 캔자스 주 캠프 펀스톤(Camp Funston) 부대 내 임시병원에서 스페인 독감에 걸린 병사들이 치료받고 있는 모습. 위키피디아
1918년 미국 캔자스 주 캠프 펀스톤(Camp Funston) 부대 내 임시병원에서 스페인 독감에 걸린 병사들이 치료받고 있는 모습. 위키피디아

감염병은 인간에게 늘 정복 대상이었지만 여전히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의학 수준은 발전하고 있지만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질병도 수없이 많다. 특히 각국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세계적 범유행 감염병의 발병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세기 들어 가장 큰 피해를 낳은 전염병은 1918년 1월 미국에서 발생한 '스페인 독감'이었다. 이름과 달리 실제 첫 발병 국가는 미국이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해 독일, 미국 등 참전국에서는 보도를 자제했고 중립국이었던 스페인 신문에서 많이 다루다 보니 스페인 독감이라 불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스페인 독감은 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된 비말을 통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1차 세계대전 중 군인들이 밀집된 막사를 위주로 빠르게 번졌다. 스페인 독감은 1920년 12월까지 5천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국내에도 스페인 독감이 덮친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에 따르면 1918년 당시 '무오년 독감'으로 불린 감염병에 740만 명이 감염돼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1957년에는 '아시아 독감'이 싱가포르, 중국, 미국 등 전 세계를 휩쓸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아시아 독감 발병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은 1957년 2월 싱가포르에서다. 세계적으로 110만여 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주로 55세 이상 연령에서 사망자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1968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으로 선언한 '홍콩 독감'이 유행했다. 당시 스페인 독감이 있은 뒤 40년 만에 발생한 세계적 전염병이라는 점에서 40년마다 유행성 전염병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호흡기 질환은 아니지만 사망자가 많았던 전염병으로 '에이즈(AIDS)'가 있다. 1981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의학계에서는 서아프리카의 침팬지에서 발견되는 'SIV 바이러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02년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졌다. 당시 30개국에서 발생해 812명이 사망했지만 국내에서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가 발생하면서 팬데믹 40년 주기설이 재차 이목을 끌었다. 2010년까지 약 670만 명이 감염됐고 1만8천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2012년에는 중동을 중심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유행했다. 감염자의 30%가 사망하는 높은 치명률을 기록했지만 전염성이 비교적 낮아 WHO에서 팬데믹으로 선언하지는 않았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2천519명이 감염돼 866명이 사망했고 국내에서는 186명이 감염, 39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역시 명확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중동지역 체류 중 농장 및 낙타와 접촉을 한 것으로 보고됐다.

2019년 12월 1일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질환이며 최초 발생 원인과 전파 경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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