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2시쯤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정문 광장. 이곳에는 봄볕을 쬐러 바깥으로 나온 주민 10여 명이 정문 광장을 오가고 있었다. 길 건너 동구 신암동에서 이곳으로 산책을 나왔다는 손귀화(61) 씨는 "2주 만에 넓은 공터에서 몸을 움직이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며 기지개를 폈다.
같은 날 오후 대구 서구 내당동의 한 당구장 안. 이곳은 당구공이 맞부딪히는 소리 하나 없이 조용했다. 당구장 관리인 A(60) 씨는 "점심이나 저녁시간 전에 내기 당구를 치러 오는 손님들이 종종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마저도 끊겼다"고 했다.
코로나19에 맞서 바깥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외 운동과 실내 운동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달 2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야외 활동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지 않지만 실내 운동은 자제해 달라고 발표하면서다.
달리기나 사이클, 산책 등 밖에서 타인과 2m 거리를 유지하며 할 수 있는 운동은 선호되지만 실내 운동인 당구나 스크린골프 등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야외 활동을 하려는 이들은 야간 활동에 먼저 눈을 돌리고 있다. 1년 넘게 달리기를 해온 대학생 이태호(25) 씨는 코로나19로 2주간 운동을 쉬었다가 최근 오후 11시쯤 달리기를 하러 운동장으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최대한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도록 늦은 시간에 1시간 정도 달리고 온다"고 했다.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장소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마라톤 마니아 이삼철(52) 씨는 두류공원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운동하다 최근 달리기 경로를 바꿨다. 이 씨는 "사람들이 모이는 운동장보다 출퇴근 경로를 활용해 틈틈이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실내 체육시설 등에 대해 운영 중단을 강하게 권고하면서 실내 종목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당국이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한 실내 운동 종목은 헬스장이나 격투기 등 무도 종목이었으나 다른 실내 운동에도 불똥이 튄 것이다.
대구 북구 복현동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B(52) 씨는 "스크린골프는 완전 밀폐된 공간도 아니고 거리도 유지할 수 있지만 회원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회원들의 연기 요청만 빗발치고 있어 지난해 3월과 비교할 때 매출이 반토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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