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에 백기 든 아베…올림픽 연기로 정치적 부담 커져

임기 내 개최 '1년 연기' 실현으로 일단 정치적 치명상은 피해
최대 정치 유산 실현 미뤄져…올림픽 후 중의원 해산도 어려워

2021년으로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역대 하계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이는 대회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2021년으로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역대 하계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이는 대회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게 됐다. 올림픽 이후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로 정치적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구상이 흔들리게 됐으며 '부흥 올림픽'으로 명명한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아베노믹스' 성과를 극대화하려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완전히 극복한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대내외에 천명해왔고 자신의 최대 정치적 과제인 개헌도 올림픽과 결부시킨 바 있으나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도쿄신문은 25일 자 기사에서 "총리는 스스로 올림픽 유치를 주도해 정권 부양에 이용해왔으나 사상 처음으로 연기된 올림픽을 무사히 개최·운영할 수 있을지 개최국 정상으로서의 능력을 시험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일단 아베 총리는 올림픽 취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으며 2021년 9월에 끝나는 자신의 총리 임기 내에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올림픽 연기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장소 확보,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대응해야 한다. 경기가 급격히 침체하면서 아베노믹스의 핵심 중 하나인 소비세 증세를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경제정책이 삐걱거리고 있으며 올림픽 개최를 발판으로 올해 가을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이 역시 어려워졌다.

일본 간사이(關西)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산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합산해 6천408억엔(약 7조2천억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베 총리 임기가 끝날 때까지 총선거를 실시하지 못하고, 경제도 어려워지면 정치적 주도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내년 9월 자신의 임기가 끝나고 치르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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