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 착취물 유포 대화방을 운영한 '박사' 조주빈(25)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 중이던 윤장현(71) 전 광주시장에게 사기 행각을 벌여 경찰이 수사 중이다.
조 씨는 윤 전 시장에게 "손석희 JTBC 사장을 잘 안다. 뉴스 출연을 통해 억울함을 풀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윤 전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접근한 '최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당시 최 실장은 자신이 서울 모 기관에 근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혼외자인 줄 알고 사기범 자녀들을 도와주셨다는데, 자녀 관련 자료를 주시면 살펴보겠다"고 접근했다.
윤 전 시장이 "사기범 말을 믿었을 뿐 자료가 없다"고 하자 최 실장은 "내가 손석희(당시 뉴스룸 앵커) 사장을 잘 안다.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최 실장은 윤 전 시장을 서울로 불러 함께 JTBC 방송국에 갔다.
윤 전 시장은 직접 손 사장과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그 대신 최 실장이 스튜디오에서 손 사장에게 아는 체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을 먼발치에서 봤을 뿐이다.
이 관계자는 "윤 전 시장은 '기회가 되면 조만간 인터뷰 방송 일정을 잡자'던 최 실장 말을 믿었다"고 전했다.
이에 윤 전 시장은 최 실장 요구에 따라 항소심 재판 도중 활동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건네기까지 했다. 당시 최 실장은 '박 사장'이라는 사람을 광주로 보내 돈을 받아 갔다. 그러나 최 실장 약속처럼 그가 JTBC에 출연하는 일은 없었다.
결국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최근 경찰 연락을 받고서야 자신이 사기당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씨가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까지 텔레그램에서 다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함께 조사해 왔다. 각 범행 때마다 자신이 나서지 않고 공범 등을 시킨 전력을 볼 때, 당시에도 '최 실장'이라는 제3자를 배후 조종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씨는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급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사건 피해자로 조사 중이며 수사 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면서 "다만 이들이 성 착취물을 보거나 (N번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