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제를 홀로 키워주신 고령의 어머니가 코로나19에 확진돼 병원으로 이송되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하루에 한번 간호사를 통해 증상을 전해들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어머니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난 25일 코로나19 완치자 4천144명(26일 0시 기준) 가운데 국내 최고령 완치 판정을 받은 청도 각남면 황영주(97) 할머니가 귀가하자 집안은 웃음꽃이 피어났다. 황 할머니는 26일 아들과 친지, 동네주민들의 극진한 환영을 받았다.
황 할머니는 평소 다니던 주간보호센터에서 환자가 발생해 지난 12일 자가격리 해제를 앞두고 진단검사를 받았으나 13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할머니는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돼 6인 병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고령에도 불구하고 13일만에 거뜬히 병실을 나서게 됐다.
황 할머니는 매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치료해준 의료진이 너무 고맙고, 아들이 반듯해 자랑할게 너무 많다"며 또렷하게 말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들 홍효원(73) 씨는 "13일 아침 확진 통보를 받았을 때 당시 언론을 통해 고령의 사망자 소식 등 긍정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고, 너무 급박했지만 연세가 많아서 병원 이송을 반대하며 재검을 주장하기도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홍 씨는 또한 "건강했던 어머니가 갑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게 될 줄 꿈에도 몰랐고, 병원 이송 후엔 사는게 아니었다"고 했다. 홍 씨의 따르면 어머니는 치매 초기 증세가 약간 있었을 뿐 평소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한다.
이날 할머니 자택으로는 청도군이 마련한 선물과 감사 편지가 전달됐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편지에서 "고령에도 완치에 대한 믿음으로 건강하게 퇴원해주신데 대해 5만 군민이 함께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홍 씨는 포항의료원 의료진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고, 확진 즉시 병원으로 이송조치한 군보건소의 판단에도 뒤늦게 고맙다는 마음이다.
특히 어머니가 다니던 주간보호센터 원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친정 어머니 모시듯 집으로 찾아와 함께 울고 기뻐해줘 큰 위로가 되고 있다고 했다.
홍 씨는 "공기 좋고 물좋은 청도로 귀농한게 참 잘한 일 같다"며 "미국의 친지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위로 전화가 걸려와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홍 씨는 경북 구미가 고향이고, 대구와 부산에서 사업을 하다 지난 2002년 청도로 귀농한 농업인이다. 그는 청도군 귀농연합회원으로 활동하며, 젊은 시절 차량정비 기술을 살려 재능기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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