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남도지사 특별기고]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입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

큰 고비 넘기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십시오.

코로나19 확산이 길어지면서 우리 모두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구경북의 아픔이 가장 큽니다.

초기보다는 확진자 수는 줄고, 완치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어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상의 피로와 마음의 상처도 하루빨리 치유해야 합니다.

상처가 아무리 크다 한들, 연대와 협력을 통해 극복하지 못할 위기는 없습니다. 350만 경남도민은 우리의 이웃인 대구경북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아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유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월 27일부터 대구경북 확진자 284명이 우리 경남에 있는 국립마산병원과 근로복지공단창원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경남은 대구경북 확진자를 가장 먼저 받은 곳입니다. 지금까지 170여 명이 완치되어 대구경북으로 돌아갔습니다.

아픔을 나누는 일에 경남도민도 함께 나섰습니다. 경남 양산의 맘카페 회원들은 성금을 모아 대구동산의료원에 기부했고, 대구경북에서 온 확진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을 위해 객실 전부를 내어 준 창원의 한 호텔 사장도 있습니다. 경남사회혁신가네트워크 회원들은 마스크를 모아 대구사회혁신플랫폼에 전달했고, 유기농 이유식을 대구의 엄마들에게 전달한 기업인도 있습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하지만, 연대와 협력으로 마음은 더 가까워지려 애쓰는 분들입니다.

많은 불편을 견뎌 내면서도 대구와 경북 시도민들이 만들어 가는 차분한 일상은 성숙한 민주주의 사례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가 서로에게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희망 백신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숙한 시민의 힘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원동력입니다.

전국에서 대구경북으로 모여든 의료진들은 방역 최일선에서 헌신적으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불안을 잠재우며 시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는 의료진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구와 부산, 울산, 그리고 경북과 경남. 우리 영남은 역사의 고비마다 국난에 맞서 위기를 기회로 함께 만들어온 자랑스러운 지역입니다. 임진왜란과 일제 수탈 시기에 목숨을 걸고 가장 먼저 침략과 탄압에 맞서 싸운 곳이 바로 영남입니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대구의 2·28 민주화운동과 마산의 3·15 의거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독재를 무너뜨렸습니다. 한국 민주주의 운동의 시초였습니다. 무엇보다 대구경북은 경남과 부산, 울산과 함께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끈, 산업발전의 대동맥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앞장서서 이끌어온 곳이 바로 영남입니다.

영남권은 수도권과 함께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양대축입니다. 낙동강이 굽이쳐 흘러 큰 바다로 이어지듯, 1천300만 영남인이 함께 힘을 합치면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록 봄을 마음껏 누릴 수 없지만, 우리 마음에 있는 희망의 봄까지 앗아 갈 수는 없습니다. 희망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대구경북과 경남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빨리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다시 활기찬 웃음소리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철저한 방역은 물론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필요하고 시행되어야 합니다. 권영진 대구시장님, 이철우 경북도지사님과 함께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위대한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입니다. 대구와 경북에 꽃이 피어야 2020년의 진정한 봄은 시작될 것입니다. 350만 경남도민이 늘 함께하며 응원하겠습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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