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저금리 대출, 출생연도 따라 '홀짝제'로

4월부터 '소진공 직접대출' 개선
27일 사전예약시스템 첫 날, 10분 만에 접수 마감
경주 가야하는데 대구로…소진공 센터 잘못 찾는 경우도, 정착에 시간 걸릴 듯

2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남부센터에 대출을 신청하고자 방문한 소상공인들. 채원영 기자.
2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남부센터에 대출을 신청하고자 방문한 소상공인들. 채원영 기자.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의 원스톱 초저금리 직접대출에 신청자가 몰리는 가운데 정부가 4월부터 줄서기 등 불편 해소를 위한 대책을 시행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직접대출 관련 정보가 소상공인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여전한 혼잡과 줄서기가 이어지고 있어 불편 해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소진공 직접대출에 대해 내달 1일부터 출생연도에 따른 '대출신청 홀짝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홀수인 사람은 홀수날에, 짝수인 사람은 짝수날로 신청일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서류가 미비해 재방문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사업자등록증명, 임대차계약서, 통장사본 등 3가지 서류만 준비하면 나머지는 소진공 내부 행정망을 통해 처리하는 '서류 간소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정부는 당초 온라인 사전예약시스템을 통해서만 직접대출 신청을 받겠다는 계획과 달리, 현장을 찾은 소상공인에게 번호표를 배부해 상담시간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예약 신청을 병행키로 했다.

문제는 이런 내용들이 소상공인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는지 여부다.

27일 소진공 대구남부센터를 방문한 많은 소상공인들이 직접대출 사전예약시스템 이용 방법과 준비서류 등을 물었다. 사전예약시스템 시행 첫 날인 이날 대구경북의 예약 신청은 오전 10시 인터넷 사이트가 오픈되고 약 10분 만에 모두 끝났다.

직접대출은 필히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센터에서 신청해야 해 엉뚱한 센터를 찾아 온 경우도 있었다. 경산에서 부동산을 운영한다는 A(59) 씨는 "집이 대구여서 대구의 센터로 왔는데 경산을 관할하는 곳은 경주센터라니 너무 헷갈린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대구남부센터의 번호표는 400번에서 마감됐는데, 보통 700~800번대까지 번호표를 배부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로 대기자가 줄었다. 하지만 이는 소진공이 직접대출 접수를 받으면서 대출심사 업무까지 해야해 1인당 상담 시간이 오래 걸려 번호표를 적게 나눠줬기 때문이며, 여전히 많은 소상공인이 현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고 있다.

대구남부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 약 18만 소상공인 중 현재까지 직접대출 접수를 완료한 인원은 약 6%에 그치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센터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소상공인 대출 신청과 처리가 앞으로 1~2주는 더 혼잡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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