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계획경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1991년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의 붕괴는 이를 입증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이에크는 이를 인간 지식의 한계 문제로 설명한다. 그 어떤 개인이나 집단도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완벽히 알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분석가 나심 탈레브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의미로 '블랙 스완'이라고 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화되고 이것이 대형 투자은행의 도산과 세계적 금융 공황으로 '발전'할 줄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지식의 한계가 인간의 숙명이라면 '계획'은 무용할 수밖에 없다. 계획이 작동하려면 맞는 예측을 해야 하고 그런 예측을 하려면 인간 사회에 산재한 모든 지식을 가져야 하는데 이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계획경제는 이런 사실의 부인이다. 하이에크는 이를 '지식의 오만'이라고 했다.
그러면 진정한 지식의 습득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경제 활동 참여자들이 경쟁하면서 가격이나 시장 상황에 대한 지식을 교정하거나 강화하는 '발견적 절차' 또는 '자생적 질서'에 의해 이뤄지며, 이는 '시장'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하이에크의 주장이다. 바꿔 말하면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정부는 시장과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 전체보다 절대로 똑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민간의 우한 코로나 대응 '혁신'은 하이에크가 틀리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꼬박 하루 걸리던 검사를 6시간으로 단축시킨 진단 키트의 개발과 대량생산, 접촉 없이 진단하는 드라이브 스루, 동선 공개 등은 모두 민간에서 나왔다.
외신은 이런 노력에 찬사를 보내지만,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 일색이다. 한 예로 미국 타임지는 지난 13일 한국이 확산세를 늦추긴 했지만, 초기 대응 실패와 감염 폭발로 정치적 반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한국식 방역이 세계 표준" 운운하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린다. 민간의 공을 정권의 공으로 '슬쩍'하는 몰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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