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 코로나 넘고 도약하려면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 전환이 답
대기업과 연계 커넥티드 도시 설계
새 시대 청년 꿈 펼치도록 거듭나길
대구는 1980년대 초반까지 세계적인 기업 삼성그룹이 초석을 닦은 곳으로, 쌍용·코오롱·청구·우방 등 많은 기업그룹을 배출한 지역으로, 세계 최대의 합성직물 생산지로 유명하였다. 하지만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전자, 자동차산업 등으로 산업구조 전환이 잘 이루어지고, 1995년에 일어난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에 잘 대응한 한국 경제가 1990년대 이후에도 크게 성장했음에도,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광역지자체 중에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과거의 영화에 젖어 산업구조의 전환에 대응하지 못한 대구가 한국 경제 성장의 과실을 다른 지역과 달리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오랜 정체기에 빠져 약해진 대구 경제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예상을 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위기를 위대한 경제학자 슘페터(Schumpeter)가 말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기회로 만들어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위기 전환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현재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세계적인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6년에 한국에서 있었던 이세돌 기사와 미국 구글(Google)의 알파고(AlphaGo)의 세기적 대결로 유명한 인공지능(AI),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빅데이터, 미국의 테슬라 등을 중심으로 한 전기자동차(EV) 개발, 자동운전, 로봇 등 새로운 기술혁신을 위해서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는 경우에 기술 변화의 속도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처럼 지수함수적으로 가속화되기 때문에 조금 뒤처지게 되면 따라갈 수 없게 된다.
대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 흐름에 대응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위기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들을 다시 배출해서 다시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는 토양을 사실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구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 (Mathematics) 분야의 인재를 풍부하게 배출하고 있다. 대구경북에 소재하는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는 전자와 컴퓨터 관련 학과의 비중이 다른 지역의 대학보다 높았다. 특히 경북대는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3년에 전자공학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되어, 전체 입학 정원의 약 25%를 전자공학과 학생으로 채울 정도로 엄청난 고도 기술 인재를 배출해 왔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출현에 대구 교육계의 기여가 결코 작지 않았다. 이들 대학 이외에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포항의 포항공과대학(POSTECH)과 같은 세계적인 연구 수준을 자랑하는 공과대학이 있다. 풍부한 인적 자본 덕분에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하는 국가기관이 들어와 있고, 현대로보틱스, 야스카와전기 등과 같은 세계적인 로봇기업들의 사업소가 대구에 있을 정도로 로봇산업의 집적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대구는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의 중심도시로 바뀔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더 큰 투자를 해 줄 세계적인 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미국의 구글은 2017년에 캐나다의 토론토시로부터 사람의 생활 전체를 지원하는 서비스와 물류의 정보를 연결해서 도시 전체를 데이터로 관리하는 커넥티드 도시(Connected city) 사업을 낙찰받아서 진행 중이고,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도 시즈오카현 스소노시(静岡県裾野市)에 우븐 시티(Woven City)라는 커넥티드 도시 건설에 2021년부터 착수하려고 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도시 건설을 통해서 자동운전과 통합이동서비스(MaaS·Mobility as a Service), 로봇, 스마트 홈, 인공지능 도입의 효과를 사회적인 실험으로 검증해서 새로운 기술 변화의 흐름에서 우위성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대구 시민들은 도시 전체를 데이터로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삼성, LG, 현대차그룹과 연계해서 커넥티드 도시 구상을 실험하고, 실현해서 4차 산업혁명으로 도래할 새로운 시대에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권혁욱 니혼대학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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