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9년 신인들의 양상을 보면 주목할 만한 신인은 보이그룹보다는 걸그룹이 좀 더 많았다. 재미있는 건 신인 두 팀이 묘한 긴장관계를 만들어내는 그림이 연출됐다는 점이다. 2018년 '프로듀스 48'을 통해 아이즈원이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데뷔했지만 신인으로서의 존재감은 (여자)아이들도 만만치 않았었고, 지난해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대형신인 'ITZY(있지)'가 걸그룹의 신성으로 화려한 데뷔를 했지만 그 뒤를 바짝 쫓아온 팀이 바로 '에버글로우'였다.
두 팀은 올해 초 묘하게 맞부딪히는 상황을 피해갔다. 에버글로우가 'DUN DUN(던던)'으로 2월 초 컴백해 3월 초까지 활동했고, ITZY는 3월 초 'WANNABE(워너비)'로 컴백해 활동 중이다. 두 팀의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팀이 더 우월하다 말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나는 올해 두 팀에게서 왠지 '소포모어 징크스(2년차 징크스)'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이 보여서 조금 걱정이 됐다.
일단 ITZY의 'WANNABE'부터 살펴보면 가장 큰 문제가 3곡째 동어반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뷔곡 '달라달라'가 신선했던 건 이전까지 JYP가 내놨던 걸그룹과 달리 '걸 크러쉬(여성이 여성에게 갖는 동경과 찬양)'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번째 곡인 'ICY'와 이번에 나온 'WANNABE'까지 오면 "난 너희들과 달라" 그 이외의 메시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ITZY를 보며 가장 쉽게 떠올릴 걸그룹 '블랙핑크'는 적어도 가사 속에서 연애의 주도권을 화자인 여성이 잡고 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라도 했다. JYP에서 ITZY를 통해 블랙핑크의 '불장난'이나 투애니원의 'I don't care'와 같은 노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ITZY의 색깔은 금방 빛이 바랠 것이다.
에버글로우는 ITZY와 다르게 철저히 '섹시함'을 내세우는 전통적인 걸그룹 성공방식을 답습한다. 데뷔곡인 '봉봉쇼콜라'와 다음 노래인 'Adios(아디오스)', 그리고 올해 나온 'DUN DUN'까지 철저히 '섹시함'을 무기로 한 매우 통속적인 느낌 가득한 노래들로 승부를 걸었고 눈길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 'Adios'와 'DUN DUN'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린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뭔가 '한 방'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자꾸 드는 것이다. 'DUN DUN'의 경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덫에 걸려 막판에 노래가 덜 알려진 탓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어떤 것'이 약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2020년은 두 걸그룹이 '신인'이라는 타이트를 떼고 대중앞에 선 보이는 해다. 두 팀은 올해동안 데뷔했을 때와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두 팀에 또다른 숙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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