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공일자리 택배 사업 재개…'생계 막막' 노인들에 단비

대구시 언택트 업무 중심…북구 70명, 서구 60명 참여
일부 노인 복귀 망설이기도…안전 지킴이 돌봄 지원 등은 내달 6일 이후 결정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다. 접촉이 많은 서비스 업무는 여전히 대부분 중단돼 있지만, 아파트 택배와 종량제 봉투 배달 등 감염 위험성이 낮은 업무를 중심으로 재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변영록(85) 씨가 28일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택배물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다. 변선진 기자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변영록(85) 씨가 28일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택배물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다. 변선진 기자

28일 오전 9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수성동의 한 아파트 단지. 변영록(85) 씨는 물류센터에서 온 택배물 20여 개를 동과 호수별로 분류하고 있었다. 대부분 육류와 채소, 과일 등 식료품 종류였다. 코로나19로 외식보다 온라인쇼핑을 통한 식품 주문이 많아져서다. 수성구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변 씨의 업무는 택배를 분류한 뒤 아파트 각 가구의 현관 문 앞까지 배달하는 것이다.

변 씨는 "최근 택배 물량이 평소보다 3~5배 늘었다. 일이 많아져 힘들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다시 일할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지난달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됐던 일을 최근 다시 할 수 있게 돼 생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구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이달 중순부터 다시 진행되고 있다. 주민 접촉이 적은 곳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현재 각 구·군의 시니어클럽에 따르면 북구의 경우 노인 70여 명이 참여하는 택배사업장과 고물상 등의 일자리를 다시 시작했다. 서구는 아파트 택배와 공동작업장에서 60여 명이 다시 일하고 있고, 수성구와 동구도 아파트 택배 등에 각각 50여 명과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2만7천 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대구 노인 일자리 사업은 지난달 19일부터 대부분 중단됐다. 특히 청소와 안전 지킴이, 돌봄 지원 등 접촉이 많은 일자리 대부분은 여전히 사업 진행이 멈춰진 상태다. 이로 인해 2만 명이 넘는 노인 일자리가 사라졌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담당하는 대구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생계가 막막하지만 건강을 염려해 일터로 복귀하는 것을 망설이는 노인도 있다"며 "우선 내달 6일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일자리 사업 추가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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