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5 총선 선거 운동 기간 나온 여러 키워드 가운데 '대권'이 화제다.
출마자가 "이번에 국회의원이 되면 이를 발판으로 2022년 대선에 나서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거나, 언론 보도에서 '차기 대권 잠룡' 등의 수식을 붙인 경우이다.
"총선에서 벌써 대선을?"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사실 지금이 자신의 '대망론'을 얘기할 적기이기도 하다. 총선 다음 곧장 대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선 이후는 대통령의 레임덕 징후가 좀 더 짙어지며, 각 정당이 21대 국회 및 향후 대선 체제를 운영할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국면에 들어가는, 사실상 대선 초기 모드이다.

▶앞서 대구에서는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후보가 대권을 언급한 바 있다. 대구 내지는 TK(대구경북)에서 대권 주자를 내야 하니 자신을 뽑아달라는 얘기였다.
선거 운동 기간 첫날이었던 2일 김부겸 후보는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구의 부흥, 진영 정치 청산, 평화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대통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주호영 후보도 "미래통합당은 영남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5선에 성공하면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 셋 중 가장 먼저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인물은 홍준표 후보이다. 그도 이날 "대통령 한 번 해보기 위해 왔다. 밑바닥에서 커도 대통령을 할 수 있다. 그걸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대구로 왔다"고 했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갑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권 주자로 언급되고 있다. 그 역시 스스로 지난해 말부터 언론에 계속 언급했고, 이걸 언론이 다시 기사 제목에 붙이고 있다.
이들 정도가 '대권'이라는 단어를 직접 자기 입에 올린 '자천'의 경우이다.

▶언론에서 언급하는 '타천' 대권 주자로는 가장 유명한 게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이다.
3일 방송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대권이라는 수식을 써서 이번 총선에 나선 여러 후보들을 언급했다.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에 대해 진행자 김어준이 "오세훈 후보라고 하면 차기, 오랫동안 차기가 이어지는 분인데, 차기, 잠재적인 대권주자"라고,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오세훈 전 시장은 지금 보수 쪽에서는 황교안, 홍준표 다음으로 지지율이 많이 나오는 보수 잠룡"이라고 했다.
또 경남 양산시을에 출마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만약에 이게 김두관 후보가 신승을 한다면 대권주자가 다시 될 수가 있다"고 했다.

▶총선에 출마하지는 않았으나, 아군 후보들을 지원하는 대권 잠룡들의 소식도 함께 전해진다.
이들의 활동은 당장은 총선 유권자이지만 2년 뒤 대선 유권자이기도 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계속 얼굴을 비추는 것은 물론, 총선이 끝나자마자 시작될 대선 모드를 도와줄 우군을 모으는 맥락에 있다는 분석도 더해진다.
대표적으로 유승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이 꼽힌다. 수도권에서 여러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선거 유세에 함께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 의기투합했던 지상욱 후보(서울 중구성동구을)와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재 1호 김웅 후보(서울 송파구갑) 등 여러 후보자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했고 또 할 예정인데, 이들 중 일부는 이번에 붙든 떨어지든 유승민 국회의원의 대선을 도울 것이라는 예상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앞서 꽤 긴 시간 잠행을 한 유승민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일찍 선언하기야 했지만 자신의 지역구(대구 동구을)가 있는 대구가 아닌, 수도권에서 먼저 지원 유세 릴레이를 하고 있는 이유도, 지원을 받고 있는 인물들의 면모를 보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 하루 전인 1일부터 전남 여수를 시작으로 국토 400km 종주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비례정당이라 선거구 지원 유세를 할 수 없는 상황. 즉, '현장'이 딱히 없다.
그럼에도 안철수 대표는 국토 종주를 하던 3일 "선거지원금 440억원을 반납한 재원으로 투표 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주자"는 발언을 하는 등 계속 언론의 조명을 자신에게 돌리면서, 국민의당을 주목시키는 것은 물론 자신의 대선 모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15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대권 잠룡인 유승민과 안철수에게는 유리한 점이 하나 언급된다. 국회 원외에서 대선을 준비하는 게 좀 힘들 순 있으나, 혹시나 떨어질 경우 대권 도전이 꽤 어려워지는 '리스크' 역시 없다는 점이다.
이런 리스크가 가장 큰 대권 잠룡은 '둘 중 하나는 아웃'으로 볼 수 있는, 같은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와 황교안 후보이다. 더구나 황교안 후보는 당 대표이기도 해서 이번 총선에서 당이 참패를 해도 치명타이다. 이낙연 후보는 선대위원장(공동)이라서 선거 결과에 황교안 후보보다는 느슨하게 연동될 전망.
두 후보가 서울 내지는 대한민국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서 만든 것과 비슷한 구도를 대구의 정치 1번지 수성갑에서 김부겸 후보와 주호영 후보가 형성하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중량감은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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