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대구 첫 발생 50일…"시민 참여형 방역"(일문일답)

"스스로 방역 할 수 있어야 장기전 대비 가능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교회에 대한 행정조사 진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교회에 대한 행정조사 진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 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지역 내 첫 감염이 발생한지 50일만인 7일 '시민 참여형 방역으로 전환을 준비해야한다'는 방역 방향을 제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담화문을 발표한 뒤 시민참여형 방역에 대한 구체적 방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 "주도형으로, 일시적으로 통제하고 법적 권능이 아닌 권고하는 통제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스스로 방역할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어제 관계 기관 합동 대책 회의를 통해 공감대를 모았고 범시민추진 대책위 20명을 구성해 온라인 회의로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시민사회 모두가 코로나19 상황을 공유하고 각자의 공간 내에서 세부적 행동방침을 함께 만들어야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과 기자단의 질의응답 전문

◆ 질의응답

<권영진 대구시장>

▶방역 방향을 시민 참여형 방역으로 전환하고 문화체육종교 등에 세부 방침을 만든다고 했는데, 약간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린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지금 거리에 행인이 늘어나고 하는데, 시장이 보기에 지금 대구 상황은 어떻다고 보는가?

- 급격히 확진 환자 수가 늘어날 때는 모든 시민과 국민들이 함께 자율 봉쇄하고 이동을 자제하고 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의 접촉점을 줄였다. 그러나 상황이 좋아지면서 모임도 열리고 교통량도 늘어나고 있으며, 국민들께서 특히 대구의 경우 50여일 동안 자기 봉쇄에 가까운 어려운 상황을 거쳤기 때문에 인내심에도 한계가 와 있다.

지금 왜 시민 참여형 방역대책으로 전환하려 하느냐면, 지금 당국 주도형으로 일시적으로 통제하고 법적 권능이 아닌 권고하는 통제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시민들이 공감하고 수용하며 스스로 방역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생겼다. 지금부터 시민 참여형 방역으로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 연장된 2주 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금방 지나가고, 그때 가서 다시 준비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어제 관계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모았고, 각계각층 대표로 구성되는 범시민 추진 대책위를 200여명으로 구성할 것이다. 이 대책위도 오프라인 회의는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 회의 시스템을 갖춰나가겠다. 그렇게 해서 시민사회 모두가 코로나19 상황을 공유하고, 기본적인 행동수칙을 공유하고, 각자의 공간 내에서 세부적 행동방침을 함께 만들고 함께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다.

지금 온라인 수업에 대해서 여러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것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자면 비대면 수업이 정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크고 빠르면 빠를 수록 우리가 겪어야 할 고통은 크고 길게 될 것이다. 도시 문화를 바꿔야 한다. 지금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새로운 생활 양식과 문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만 이 코로나19 사태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막아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많은 전문가들과 수없는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 주도형 방역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지금 전환을 준비해야 코로나19를 이겨가면서 활동할 수 있다.

그 다음, 두 번째 오늘의 주안점은, 많은 전문가들이 재유행을 권고하고 있다. 재유행에 대비해야 한다. 재유행은 대구만의 상황으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보고 있다. 어쩌면 전국적인 상황으로 재유행이 올 수도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전국적인 차원에서 대구에 쏟아졌던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대구 역량으로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재유행에 대한 대비를 갖춰야 한다. 만에 하나 그런 재유행이 안온다면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국방력을 갖는 것이 낭비가 아니듯, 만에 하나 올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2주 간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오늘 말씀드리는 대책의 초점이다. 또 장기화 국면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역대책을 세우면서 실천해나가야 한다. 이 부분 역시 시민사회와 연대하면서 해결해나가야 한다. 방역당국의 일방적 요구와 권고만으로는 장기전을 끌고 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유행을 말씀해주셨는데, 아까 보도자료에서도 대비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재유행하게 되면 필요 병상의 경우 생활치료센터가 도입돼서 갈음할 수 있겠지만, 중환자 시설이 중요할 것 같다. 당장 신규 중환자 시설을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대비책이 있는가?

- 지금 전문가들과 논의하면서, 만약 재유행이 일어나 인구 1% 정도가 감염되면 중환자실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냐고 추정할 때 약 250여 병상 정도로 추정된다. 이 부분은 대구시의 역량을 합치고 지금부터 준비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초창기에 어려웠던 부분은,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병원에 응급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심하게는 상급종합병원 4곳의 응급실이 동시에 문을 닫기도 했다. 또 중환자실 들어갈 필요가 없는 환자를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면서 오히려 중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 경험을 했다. 이제는 환자가 발생하면 대구시의사회와 의료진들이 중증도를 엄격히 평가해 생활치료센터, 병원, 중환자실로 보내는 체제를 갖추면 대구 역량으로 이겨나갈 수 있다는 결론을 토론 끝에 내렸다.

▶시장과 교육감 두 분께 공통 질문인데, 지금 긴급생계자금과 생존자금 다음은 기업이다. 기업들이 지금까지는 2월까지 받은 수출로 연명했는데, 5~6월부터 위기가 오고 실직이나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지금 여러가지로 바쁘지만, 교육 뿐만 아니라 방역과 의료 쪽 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정책자금을 마련하고, 온라인 판촉 관련 부분도 키울 수 있는 정책이나 사업을 마련하면 도움이 될텐데 의견이 있는가?

- 우선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혼자만의 노력으로 경제를 일으켜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의 하늘길이 다 막혔다. 우리의 물건을 사줘야 할 대상 국가들도 코로나19로 홍역을 앓고 있다. 그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우리가 다른 뾰족한 수를 찾기는 어렵다. 지금은 생존해야 할 때다. 섣불리 회생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 이 생존을 어떻게 하면서 다시 회생 기회를 찾고, 새로운 시기가 왔을 때 남들보다 더 빨리 세계로 나가고 일어설 수 있는지를 준비하는 면에서 생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연대와 협력이다. 이런 부분을 우선 하면서, 새롭게 열리는 시장도 있을 것이다. 온라인 문제라든지,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의료산업 등 부분을 준비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이제는 대구시와 민간이 따로 해서는 안된다. 제가 내일 모레 우리 경제 관계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한다. 그 회의를 바탕으로 대구시 비상경제대책본부를 민관합동으로 구성하고, 실질적으로 그 기구가 경제문제와 관련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대구시 예산 추가 구조조정 문제와 지역 내 금융기관들의 협력체제 구축 문제도 비상경제대책본부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온라인 수업 관련해서 잠깐만 말씀드리면, 온라인 수업이 비정상이 아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온라인 수업 시대로 간다고 예견하고 있다. 어떤 학자들은 앞으로 대학이 박물관이 될 거라고 한다. 우리는 이 시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그런 계기와 기회를 줬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교육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민하는 시기가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면 훨씬 더 빨리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그것이 새로운 산업으로 연결되고 할 수 있는 시대가 저는 올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 온라인 수업 하면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터진다는 등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사실은 온라인 수업이 너무 갑자기 진행됐다. 교육청에서도 개학을 연기하는 2월 21일부터 온라인 체제 구축을 지시했는데, 현장에서 그렇게 절박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경향이 있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데도 서서히 진입했고 상당한 시간이 실제로 걸렸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국산 제품을 개발한 많은 업체들이 기존의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요금 체계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매우 많은 비용이 들고 있기 때문에 지금 무료로 하는 이 온라인 시장에 진입을 과감히 못하고 있는 국산 업체가 상당히 있다. 그 부분은 매우 아쉽다고 생각한다. 미리 선제적으로 준비해서 이런 업체들을 같이 키워나가야 했는데,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저희가 우선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면서 꼼꼼하게 국산 솔루션이나 업체에 대해 점검해보겠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그런 부분에 별도 경쟁을 해서 우리 쪽 시장으로 교육 쪽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차곡차곡 터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 이 시장을 지금 놓친다면 국내 업체들이 다시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콘텐츠와 플랫폼 등 모든 영역을 열어두고 교육청에서 사용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이고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 지금은 수업을 안정적으로 시작하는 게 우선이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계획적으로 정리해나가겠다.

- (권영진 대구시장) 기업 생존 문제와 관련해서 한 말씀 더 드리겠다. 지금 대한민국 기업들이 생존 기로에 서 있다. 지금 당장 2월부터 시작된 한 50여일 간의 문제로도 생존을 걱정하는 일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것이 장기화되고 제2의 대유행이 온다면 스스로 버텨낼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저는 기업 생존 없이 국가 생존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과감히 발상의 전환을 해서 과감한 기업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서 지금 기존의 평상시에 하던 사업 부분을 생각하고, 부채 걱정을 하고 할 한가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는 각오로 기업 생존전략에 관해 발상의 전환을 갖는 국가적 지원정책을 해야 한다, 생존하지 않으면 회생도 없다, 이런 부분을 우리 공동체 모두, 특히 정치권이 합의해줘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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