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화섭의 아니면말고] 코로나가 유행시킨 '달고나커피'? 직접 해보니…

안녕하세요, 이화섭의 '아니면 말고'입니다.

지금 제가 열심히 젓고 있는 게 무엇이냐 하면, 바로 '달고나 커피'입니다. 인스턴트 커피 가루, 설탕, 약간의 뜨거운 물을 넣고 제 팔뚝이 마동석 팔뚝이 될 때까지 저어주면 내용물에 거품이 생기면서 부풀어오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내용물을 우유 위에다 올리면 그 유명한 '달고나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이 '달고나 커피'는 KBS의 '신상출시 편스토랑'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는데요, 저는 녹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저으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편은 일종의 챌린지 영상처럼 나올 수도 있겠네요.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있죠.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아니하다는 말인데, 요즘 시기처럼 이 말만큼 딱 떨어지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미 밖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예전 같았으면 주말 휴일 뿐만 아니라 평일 점심 때 벚꽃나무 아래에서 삼삼오오 모여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열심히 셀카를 찍었을텐데 지금은 괜히 밖에서 뭘 하기가 꺼려지는 봄입니다. 참다참다 밖으로 나가 짧게라도 벚꽃놀이를 즐기는 분들도 더러 있기는 합니다만, 마음이 편하지 않은 건 사실이죠.

코로나19 때문에 전 국민이 '방콕'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이 때 사람들의 시선은 결국 집에서 편히 볼 수 있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그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달고나 커피'는 이 흐름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였죠. 일단 아~무 생각없이 그냥 젓기만하면 되니까 시간이 아주 잘 때워집니다. 제가 집에서 달고나 커피 만들기를 두 번 시도했다가 두 번 다 실패했거든요. 물이 많았거나 아니면 인내심이 적었거나 둘 중 하나인데, 어쨌든 팔이 빠지도록 두 시간을 저었는데도 유튜브 동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크림같은 질감이 안 나오더라구요. 어쨌든 집에서 놀면서 두 시간을 훌쩍 날릴 수 있는 그런 콘텐츠가 바로 '달고나 커피 만들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유튜브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장기 자가격리를 견디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면역력 강화로 이겨보자는 의미로 레몬을 통째로 먹는 '레몬 챌린지'도 있구요, 지난 방송에도 소개드렸던 각종 문화 공연들의 유튜브 라이브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인해 휴업을 하고 있는 헬스장이 많습니다. 이에 스스로를 '헬창'이라 부르는 운동애호가들과 트레이너들을 중심으로 '홈트레이닝' 영상이 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홈트레이닝의 경우 관련 상품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기도 하구요.

달고나 커피를 만들면서 소망하는 점이 있다면 이렇게 고생해서 젓듯이 코로나19를 고생해서 막아내는 상황이 빨리 끝나서 달콤함을 즐기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사실, 이렇게 고생스럽게 저어서 만들어 먹으면 뭔들 안 맛있겠으며, 어차피 예상가능한 맛이지만, 우리가 이런 예상가능한 일상을 못 즐기기 때문에 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화섭의 아니면 말고, 오늘은 여기까지 하구요, 저는 달고나 커피 계속 젓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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