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야가 경쟁하듯 설화에 휘말리면서 '막말 주의' 경고등이 켜졌다.
여야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격전지를 중심으로 일부 후보자들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는 데다 지도부의 발언도 위험수위를 넘나들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은 지난 2004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한방에 훅 간 기억을 떠올리며 긴장의 끈을 풀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여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실언과 막말 같은 설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6일 김대호 서울 관악구갑 후보의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는 발언으로 후폭풍에 시달렸다.
김 후보는 또 7일에도 "나이가 들면 누구나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자 당 지도부는 이날 김 후보를 제명하기로 결정하고 당 윤리위를 열어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말실수든, 의도된 발언이든 나비효과를 일으켜 중도층 이탈 등 전체 판세에 미칠 충격파를 서둘러 차단하자는 의중으로 해석됐다.
특히 황교안 대표는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지만, 그 스스로가 최근 잇단 설화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어 당 전체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n번방' 회원 전원 신상 공개에 대한 질문에 "호기심에 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혀 비판을 샀다. 앞서 황 대표는 SNS를 통해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 발생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일파만파를 일으켰고, 최근 "키 작은 사람은 비례투표 용지를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발언해 신체 비하 논란을 불렀다.
더불어민주당도 조마조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해찬 대표발(發) 실언이 논란으로 비화하는 등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 도중 "부산을 올 때마다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부산)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경부선 철로 지하화 공약을 거론하면서 언급한 것이지만 부산폄하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하면서 뭇매를 맞아야 했다. 당으로선 이 대표가 선거대책회의에서 "선거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며 말실수 자제를 당부한 직후 설화에 휩싸이자 충격이 더 컸다. 같은 날 이낙연 민주당 후보는 선관위 토론회 리허설에서 코로나19를 '우한 코로나'라고 지칭하면서 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월 중증장애인이자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1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언급하며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말해 장애인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며칠 남지 않은 총선 일정으로 볼 때 크든, 작든 말실수는 주워 담그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며 "특히 특정 지역이나 세대, 계층 등을 상태로 한 실언이 터져 나올 경우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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