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57일간의 배낭여행/ 손명락 김상기 황경엽 나식연 공저/ 성문출판사 펴냄

배낭 하나 달랑 매고 떠나는 해외여행. 누구나 한 번 쯤 꿈꾸는 일이다. 막연한 일상의 탈출이 아니라 책자나 모니터로 보아온 장소를 직접 찾아 느끼는 여행은 우선 설렘이 앞서기 마련이다.

노년에 접어든 남자 4명이 주위의 걱정도 아랑곳 않고 목표를 향해 발을 내디뎠다. 2019년 3월 18일부터 5월 13일까지 57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것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구석구석을 다녔다. 산티아고 카미노를 완주한 후 사하라 사막도 체험했다. 항공권과 숙소를 인터넷으로 예약했고 여행 전 걷기 연습도 했다. 어찌 보면 먼 나라 여행이 즐거움보다 고행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은 정체된 생각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체험이었다.

책은 글보다 사진이 더 많다. 그저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이국의 정취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마치 여행일기를 쓰듯 날짜와 날씨, 시간, 그날의 일정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책의 부록에는 여행비의 상세내용이 적혀있다. 4명의 남자가 57일간 3개 국을 훑은 비용은 모두 1천799만8천740원. 1인당 450만원꼴이 지출됐다. 여행을 시작하면서는 현금 분실 위험을 고려해 네 명이 각각 100유로씩 갹출해 리더가 지니고 사용했다. 모두 지출하면 다시 또 100유로를 갹출하는 식이었다. 퍽이나 효율적인 경비 사용법이다.

여행는 단순히 눈의 구경만은 아니었다. 가는 곳마다 세계사적 사건과 역사적 이야기를 담아 간접 지식도 얻을 수 있도록 꾸몄다. 대항해시대니 스페인 국가에 대한 포괄적 역사는 인문학적 지평도 열어준다.

이들은 다시 돌아온 일상의 자리에서 삶이 지칠 때마다 이번 여행에서 겪었던 추억의 조각들을 꺼내 새로운 활력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여행 중 언어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만국공통어인 몸짓이 더 잘 통했다고 한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인 것 같다. 머뭇거리다 보면 어느 새 후회하는 하는 게 인생 아닌가? 552쪽, 비매품. 053)255-3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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