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리핑과 거리두기' 권영진 시장…"건강 나빠서? 총선 지장 우려?"

실신 후 14일 간 채 부시장에게 코로나19 정례 브리핑 주재권 넘겨
대구시 "건강 악화, 총선 지장 우려 아냐… 다음 단계 방역대책 회의 주재로 바쁜 것"

권영진 대구 시장이 7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권 시장은 피로 누적으로 쓰러진 지 11일만인 지난 6일 유관기관 합동 대책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날 12일 만에 브리핑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 시장이 7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권 시장은 피로 누적으로 쓰러진 지 11일만인 지난 6일 유관기관 합동 대책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날 12일 만에 브리핑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실신'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자주 비추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권 시장 건강 회복이 더딘 것 아니냐는 우려부터 총선 직전 대구시와 미래통합당 관련 비판 여론을 조금이라도 잠재우려 한다는 분석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달 26일 '실신' 후 입원한 지 12일 만인 지난 7일에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관련 대구시 정례브리핑에 참석했다.

당시 브리핑에서 권 시장은 "방역대책 방향을 '방역 당국 주도'에서 '시민참여형 방역'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달까지 권 시장이 직접 발표하던 지역 내 코로나19 현황 등 핵심 내용 브리핑은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역할을 대신하던 채홍호 행정부시장에게 맡겼다.

이후 9일 현재까지 총 2주일가량 채 부시장이 코로나19 현황을 도맡아 발표했다. 이날 권 시장이 "시민참여형 방역은 시민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것이 아니다"며 그 취지를 상세히 설명했지만, 역시 브리핑을 주도하지는 않은 채 일부 의문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대구 지역사회에선 권 시장이 아직 건강을 미처 회복하지 못해 장시간 브리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낸다. 실제 권 시장이 행정에 복귀한 초기만 해도 여전히 가슴 통증 등 증상이 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선 미래통합당 소속인 권 시장이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대구시 행정 관련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고자 전면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권 시장이 과로로 쓰러진 가운데 최근 실시한 17개 광역단체장 지지도 조사에서 권 시장은 8개 특·광역시장 가운데 1위를 기록해 이런 분석은 정확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채 부시장이 브리핑을 맡은 이후 지역 내 코로나19 현황이나 대구시 정책이 시민들에게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대구시 수장인 권 시장은 방역행정 이해도가 높고 정책 결정 권한도 크다. 그런 만큼 그가 직접 브리핑할 때는 초반 브리핑에서 미흡한 설명이 있더라도 이후 질의응답 때 이를 직접 보충설명해 오해 소지가 적었다.

그러나 채 부시장이 브리핑하고부터는 권 시장이 발표할 때만큼의 상세한 설명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권 시장 공백이 이어진 지난달 27일 이후 채 부시장이 맡은 대구시 정례브리핑에서 기자 일문일답은 10건 이내, 브리핑 시간은 질의응답을 포함해 30분 전후에 그쳐왔다. 이전까진 질문 건수가 15~30건, 브리핑 시간도 1시간을 넘기는 때가 잦았다.

코로나19 전염 확산세가 줄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브리핑 정보량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실제 9일 권 시장이 질의응답에 나서서 시민참여형 방역에 대한 보충 설명과 유흥업소 단속 대책을 소개할 때는 그 취지와 방법, 시민과 업소 관계자에 대한 당부 메시지 등이 두루 전달됐고, 브리핑 시간도 40분을 넘기며 최근 수일 동안과 비교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권 시장이 브리핑을 직접 주재하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됐고, 다음 단계 방역대책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권 시장 건강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며 총선과도 관계가 없다"면서 "지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확연히 줄어든 만큼 시민참여형 방역 등 차기 방역대책 회의를 주재하느라 대구 내 여러 기관 관계자와 모이는 일이 늘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채 부시장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도 이날 "요즘 행정부시장 중심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정례 브리핑을 안하는 곳이 많지만, 대구는 (정부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 시한인) 오는 19일까지는 어렵더라도 이어갈 생각이다. 이 브리핑은 여러분들께 정보를 드리는 것도 있지만, 방역당국과 시민사회가 소통하며 가는 장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 시장은 지난달 26일 오후 코로나19 극복 추경 예산안을 처리하려 대구시의회 임시회에 출석했다가 긴급생계자금 지급 방식 등을 놓고 이진련 대구시의원과 설전을 벌이던 중 쓰러져 입원했다. 같은 달 29일 퇴원해 관사에서 사흘 간 쉰 뒤 지난 1일부터 행정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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