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상 첫 '온라인 개학'…"실제 수업 느낌 들기도"?

구글 클래스룸 "실제 수업 느낌"…영상으로 선생님과 안부 인사
조례, 진도 체크, 과제물 제출 등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

고3과 중3 학년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대구 지산중학교 교실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고3과 중3 학년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대구 지산중학교 교실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온라인 개학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9일 오전 대구 능인고 3학년 진학실. 3학년 담임교사 14명이 '진로진학 이력관리시스템'(이하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출결 상황을 보고 있었다.

학생들은 시스템에 접속해 출석란을 눌렀다. 교사들은 3학년 349명의 출석 여부가 표시된 명단을 실시간 확인했다. 조례 마감 시간인 오전 8시 20분을 넘어서도 한 학생이 접속하지 않자 교사가 직접 전화해 기상 여부를 확인했다.

능인고는 이날부터 기존의 EBS 강의 등을 이용해 '콘텐츠 활용 수업'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화법과 작문', '기하' 등 학교 시간표대로 교사가 안내한 강의를 들었다. 매 교시 학생들이 학습을 끝내고 시스템의 진도 항목을 누르면 교사들이 바로 확인했다.

교사들은 수업 때마다 과제를 냈다. 학생들은 완성한 과제물을 사진으로 찍거나 한글 파일로 정리해 시스템에 올렸다. 담임교사가 반 전체 학생을 초대해 만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교사의 학습 독려, 학생들의 질문 등으로 온 종일 떠들썩했다.

김윤건 군은 "교실 수업보다 학습 효과가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선생님이 모든 학생에게 아침부터 일일이 전화를 주셨다. 댓글이나 단체 채팅방으로 친구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대구 지산중의 한 교실에서는 이나겸 교사가 구글 클래스룸에 접속, 국어 수업을 진행했다. 이 교사의 컴퓨터 화면 오른쪽엔 학생 20명의 얼굴과 이름이 들어간 아이콘이 세로로 자리잡고 있었다.

마이크 음량을 조절한 이 교사는 학생들의 안부를 물으며 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수업 내용은 '배려하며 말하기' 단원 중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면서 내 기분을 전달하는 법'이었다.

이 교사가 먼저 "친구가 떠들 때 '야, 너 조용히 해'라는 말 대신 해 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한 학생이 "네가 조용히 해주면 내가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고 대답했다.

순간 이 학생이 말하는 영상은 확대되면서 화면 중간으로 움직였다. 구글 클래스룸에서는 음량을 감지해 가장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의 영상이 모든 참여자들의 화면 한 가운데에 뜨기 때문. 이 덕분에 학생들은 다른 친구가 발표할 때도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실제로 교실에서 수업하는 느낌이 든다"며 "학생들에게 육성으로 설명하면 효과적인 단원에는 가능하면 쌍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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