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낙연 뜨고 황교안 지고…여야 잠룡 엇갈린 운명

홍준표 뺴곤 지역 출신 대권주자 없어, 대책마련 시급
여당은 과열경쟁, 야당은 후보 기근 우려

21대 총선에서 대구시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가 15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중앙중학교에서 부인과 함께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총선에서 대구시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가 15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중앙중학교에서 부인과 함께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의 대승으로 전망되는 4·15 총선 결과에 따라 차기 대선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여당의 차기 주자들은 환호와 동시에 더욱 치열해질 당내 예선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반면 참패한 야당의 잠룡들은 홍준표 당선인(대구 수성을) 외엔 당장 정치생명 연장부터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미래통합당에게 대부분의 의석을 안긴 대구경북은 오는 2022년 대선에 홍 당선인 외엔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게 됐다.

◆여권,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과열경쟁

이번 총선을 통해 가장 대권에 근접한 인사는 단연 이낙연 전 국무총리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맞붙은 서울 종로구, '대선 모의고사'에서 이겼고 여당의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대승을 이끌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제1야당 대표가 지역구 선거에 발이 묶인 이유도 상대가 이 전 총리였기 때문"이라며 "기존 최장수 국무총리로서의 안정감에 총선승리 주역이라는 프리미엄이 더해졌고 선거기간 중 전국을 돌며 인지도까지 상승해 지금 당장 대선을 치른다면 적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 외에도 당내에선 송영길, 우원식, 우상호, 이인영, 김두관 의원 등이 잠룡으로 평가된다. 또한 여권의 대선주자는 광역자치단체와 행정부에도 포진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도 대권주자로 꼽힌다.

◆야권 지리멸렬, 홍준표만 기사회생

반면 통합당은 쑥대밭이 됐다. 황교안 대표는 15일 선거구에서의 패배에 더해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전격 내려놓았다. 또한 정치적 도의상 차기 대선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전당대회는 오는 7월로 예정돼 있지만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의 참패로 대표 자리를 내놓은 만큼 새로운 인물이 당을 이끌고 대선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안으로 지난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당선인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황 대표 체제에서의 공천에 반발하면서 반황 이미지를 강하게 드러낸 만큼 황 대표가 사리진 마당에 다리를 크게 뻗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당의 간판급 인사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도 이번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홍준표의 독주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16일 0시 현재 기사회생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통합당의 대선국면은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4.15 총선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해 석패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5일 오후 한 지지자가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선거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4.15 총선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해 석패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5일 오후 한 지지자가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선거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TK 출신 대권주자 기대하기 힘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유력한 민주당 대권주자였던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이번 총선 낙선으로 대선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대구 동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신이 이끌었던 새로운 보수당 출신 인사들이 적지 않게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긴 했지만 당의 참패로 당장은 고개를 숙여야 할 입장이다.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낙선해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하다. 주호영 의원이 5선 고지에 올랐지만 대선에 도전하기에는 전국적 인지도가 너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홍준표 당선인만 살아남아 지역 대권 주자 배출 열망을 대변할 예정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 홍 당선인이 대구에서 당선되면서 TK의 여론 반영이 중앙당에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오랜만의 지역 출신 대선 주자를 맞아 지역 정치권 위상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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