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김 후보는 대권 행보를 선언하며 인물론을 바탕으로 5선 도전에 나섰지만 끝내 주호영 미래통합당 당선인의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후 지역 정치권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12대 총선(1985년)에서 당선된 유성환·신도환 국회의원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서 당선된 정통 민주당 계열의 의원이라는 점에서도 주가를 높였다.

특유의 친화력과 소통력을 바탕으로 한 개인기는 기존의 대구경북(TK) 정치인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면모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아 현 정부와 지역의 메신저 역할도 했다.
하지만 '당선 후 지역을 위해 한 일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에 할 말을 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4년 전 공약을 대부분 지켰다. 일부 지역 인사들의 정치 공세다. 또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제일 먼저 주장했고, TK 추경 예산을 1조원 이상 증액시키는 것도 여당의 중진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문 정부에 대한 불만이 김 후보에게 투영되면서 여론을 뒤집기 쉽지 않았다. 김 후보는 대망론을 내세워 막판 뒤집기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악화된 정부에 대한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이번 패배로 대권 도전을 향한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초 김 후보는 당선되면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대기업 로봇 산업 구미 유치 등을 약속하며 수성갑 국회의원을 넘어 대권을 향한 구체적인 전략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대권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다음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영남권에 기반을 둔 잠룡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어서다. 현재 여권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차기 대권 후보로 유력하지만 정국 상황에 따라서는 영남권 주자를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후보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후보는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대구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오늘의 패배를 제 정치 인생의 큰 교훈으로 삼겠다. 대구에 바쳤던 제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일어서겠다. 오늘은 비록 실패한 농부이지만 한국 정치의 밭을 더 깊이 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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