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직 오전인데 하루 다 간 듯"…온라인 수업, 괜찮나?

학생 질문 속출에 교사들도 진땀
서버 마비, 화면 멈춤 현상에 “하루 종일 컴퓨터 앞 씨름”
두 자녀 학부모는 일상생활 불가…“자녀와 감정의 골만 깊어져”

16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한 초등학생이 노트북을 이용해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한 초등학생이 노트북을 이용해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전국 초중고교에 2차 온라인 개학이 실시됐지만 온라인 플랫폼 접속 장애 등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으면서 학생, 교사들이 또 한 번 큰 불편을 겪었다. 학습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들의 부담만 더 커졌다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관리하는 'e학습터'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30여 분간 로그인이 지연됐다. 'EBS 온라인클래스'도 한때 강의 영상이 원활하게 재생되지 않아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제때 못 듣는 학생이 속출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이가 e학습터에 들어가 출석 체크를 하려고 했지만 컴퓨터 화면이 계속 멈췄다"며 "새로고침 버튼만 누르다가 수업 한 시간을 다 보냈다"고 답답해했다.

시스템 오류가 빈발하면서 교사들 역시 학생들의 학습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성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는 "강의를 다 들었다는데도 진도율이 0%인 학생, 아무리 수업을 들어도 학습 시간이 올라가지 않는 학생이 많았다"며 "시스템이 정상화될 때까지 당분간 과제 제출 여부만으로 진도율을 체크할 것"이라고 했다.

자녀들이 동시에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 학부모들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큰 아이가 듣던 수업 동영상이 갑자기 멈춰 이를 해결해주고 돌아서자 마자 작은 아이의 숙제를 봐줘야 했다"며 "부모가 과제 제출 방법까지 일일이 숙지해야 한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처음 경험하는 온라인 수업 방식에 집중을 못 하는 자녀와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에는 "과제를 안 하는 아이를 다그치다 공부는커녕 감정만 상했다", "아직 오전인데 하루가 다 간 듯하다"는 등 피로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교사 역할까지 하느라 더욱 진땀을 빼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C씨는 "교시 당 수업시간은 40분인데 어떤 과목의 경우 관련 학습 동영상 시간이 3분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수업 시간에는 과제를 하도록 시키면서 계속 아이 옆에 붙어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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