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은 무려 180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기록적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보수와 군소 정당은 존재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고, 이번에도 보수의 가치를 지지한 대구경북(TK)은 외딴 섬으로 남았다.
사실상 지역의 25개 의석을 모두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안긴 TK는 정치적으로 평탄치 않은 길을 걸을 전망이다. 국정 주도권을 쥔 여당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답이 없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제1야당은 '막대기를 꽂아도 TK 당선자는 우리 몫'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TK 정치의 자생력 확보와 지역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가 급선무라는 처방을 내놓고 있다. 총선 결과가 여의도에 있는 보수당 공천권자의 의중에 따라 전적으로 휘둘리는 환경에선 지역 인재를 키울 수 없고, 집권 여당이 포기한 땅에서는 지역발전의 꽃을 피우기 어려운 탓이다.
TK는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선거구 전석을 통합당에 몰아줬다.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대구 수성을)은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선 후 통합당 복당을 공언했기 때문.
정당 투표에서도 대구와 경북 시도민들은 각각 73만775표(54.79%)와 81만8천952표(56.76%)를 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보냈다. 미래한국당이 전국에서 받은 944만1천520표(33.84%) 가운데 16.4%를 TK가 책임졌다.
하지만 이번 총선이 집권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보수 바라기'를 자처한 TK의 앞길에 험로가 예상된다. 먼저 굵직한 국책사업 유치와 국고예산 확보가 힘들게 됐다. TK와 정권 핵심을 연결할 인적 네트워크가 붕괴된 것.
이에 지역 정치권에선 통합당이 잇따른 선거에서 의리를 지킨 텃밭에 대한 확실한 답례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내달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21대 국회에 등원하는 당선인들이 최일선에서 TK 몫 챙기기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진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적어도 보수당 내부에서는 TK의 숙원과제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성의가 필요하다"며 "TK 국회의원이 이번에는 금메달 국회의원으로 대접받으며 지역을 위해 큰 활약상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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